현대건설 베테랑 황연주가 지난달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20주년 역대 여자부 베스트7에 선정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황연주는 다음 시즌부터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스포츠동아DB

현대건설 베테랑 황연주가 지난달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20주년 역대 여자부 베스트7에 선정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황연주는 다음 시즌부터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스포츠동아DB



V리그 여자부 베테랑 공격수 황연주(39)가 현대건설과 이별을 앞뒀다. 은퇴는 아니다. 새 행선지는 한국도로공사로 사실상 정해진 분위기다.

배구 관계자들은 25일 “황연주가 현대건설을 떠나게 됐다. 새 시즌 구상에서 제외된 가운데 이적을 추진하게 됐고, 한국도로공사와 교감을 나누고 있다. 조건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큰 변수가 없는 한 새 둥지를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양 구단도 황연주의 이적 추진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건 아니나 선수가 팀을 떠나는 것은 맞다. 한국도로공사와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 별다른 조건 없이 풀어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4년 흥국생명에 입단해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황연주는 2010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고 2024~2025시즌까지 15년 간 뛰었다. 2023년 4월, 2년 총액 2억2400만원에 FA 잔류를 결정한 그는 기존 계약에 따라 다음 시즌 새로운 연봉 계약을 맺어야 했는데 현대건설은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각자의 입장이 달랐다. 구단은 한도에 다다른 샐러리캡 문제와 리빌딩 등 내부 사정으로 다음 시즌부터 함께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고, 선수는 현역 연장 의지가 강했다. 현대건설은 코치직을 제안했는데, 서로의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한국도로공사가 러브콜을 보냈다.

다만 현대건설도 많은 고민을 했다. 오랜 시간 팀을 위해 헌신한, 사실상 ‘원클럽맨’과 다름 없는 베테랑을 무조건 내치고 싶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지금이 헤어질 타이밍이란 결론을 내렸고, 황연주를 조건 없이 풀어주기로 했다.

2005년 V리그 신인상을 수상한 황연주는 2011년 챔피언 결정전 및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2014년과 2015년 컵대회 MVP를 거쳐 올해 시상식에선 V리그 20주년 역대 베스트7에 이름을 올려 공로를 인정받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