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감독은 올해 20대 선수들에게 적잖은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수비 활용도가 높아진 강민성을 비롯해, 타선 한 자리를 꿰찬 안현민, 백업 내야수로 활약하는 박민석(왼쪽부터)이 그 결실을 맺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이강철 KT 감독은 올해 20대 선수들에게 적잖은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수비 활용도가 높아진 강민성을 비롯해, 타선 한 자리를 꿰찬 안현민, 백업 내야수로 활약하는 박민석(왼쪽부터)이 그 결실을 맺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수비 되는 선수들이 살아남네요.”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올해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20대 야수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올해 젊은 야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한 기준이 무엇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 중에는 다친 선수들도 적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수비 되는 선수들이 살아남은 것 같다”고 대답했다.

앞서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젊은 야수 발굴에 팔을 걷었다. 캠프에서 일명 ‘스페셜 조’로 꾸려 집중 관리했던 내야수 천성호, 권동진, 강민성, 윤준혁, 유준규 등 5명은 올해 1군에서 적잖은 기회를 받았다. 이들 중에는 차기 주전 유격수로 평가받는 권동진과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변신한 강민성이 현재 1군 엔트리에 남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 감독이 밝힌 이들의 생존 비결은 수비 활용도에 있었다. 이 감독은 강민성을 예로 들었다. 당초 1, 3루수 위주로 뛰었던 코너 내야수 강민성은 캠프에서 2루수로도 적잖은 기회를 받았다. 이 감독은 “3루수로만 인식되던 (강)민성이가 지금은 1, 3루수에 2루수까지 다 소화할 수 있는 전력이 되지 않았느냐. 그게 민성이가 1군에서 버티고 있는 이유라고 본다”고 말했다.

타석에서 나타난 변화도 눈길을 끈다. 만 23세 이하의 타자가 전체 타석에서 차지한 비율은 지난해 2.98%에서 올해 7.31%로 2배 이상 늘었다. 이 감독이 타격에 재능을 보인 외야수 최성민, 유준규, 안현민, 김병준 등에게 기회를 준 결과다. 이 가운데 안현민이 선발 라인업의 한 자리를 연일 꿰차며 육성의 결실을 맺었다. 이 감독은 “얼마 전까지 부상자가 많았던 시기가 있었지만, 그때 (안)현민이가 나타났다”며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겼다”고 돌아봤다.

이 감독은 강민성, 안현민 등 KT의 기대주로 평가받던 선수들에게만 집중하진 않았다. 이 감독의 눈에 든 또 다른 유망주는 내야수 박민석이다. 그의 생존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본 이 감독은 “(17일) LG 트윈스와 더블헤더 때 두각을 나타낸 (박)민석이의 성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어린 선수들이 서로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받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고척|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