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경정장에서 선수들이 턴마크를 돌며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미사경정장에서 선수들이 턴마크를 돌며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경정은 출발을 시작으로 턴 마크 경합 등 경주 과정 하나하나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재미가 있는 스포츠다.
경정 팬들은 예측하기 어려운 편성보다 결과를 비교적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경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모든 경주가 쉽게 예측되고 안정적인 흐름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기량 상향 평준화, 모터 배정 등으로 얼마든지 이변이 발생할 수 있다.

우선 축이 있으나 입상권에서 의외의 복병이 선전한 경우다. 21일 21회차 수요일 15경주가 좋은 예이다. 코스 순으로 최광성(2기, A1), 임혜란(17기, B2,), 김명진(1기, B1), 이주영(3기, A2), 김종묵(1기, B1), 손제민(6기, B1)이 출전했다. 이 경주에서 축은 1코스이면서 출전 선수 중 성적 순위가 가장 높은 최광성이었다. 전력에서 우위가 있는 4코스 이주영과 6코스 손제민이 2∼3위 후착권 도전 선수로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경주 결과 1위는 최강성이 차지했지만, 2위는 인기 순위 4위였던 김명진이었다. 선수의 기량은 불안하지만, 모터와 코스 배정이 괜찮다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김도휘(13기, A1)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김도휘(13기, A1)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두 번째 경우는 축이 부러지는 상황이다. 22일 목요일 4경주는 1코스 정용진(1기, B1)의 선전이 기대됐다. 모터의 성능은 평범했지만 코스가 유리했는데 정용진은 아쉽게도 출발 이후 1턴 선회과정에서 조타 불량으로 전복하며 실격당했다.
그 틈을 휘감아찌르기로 파고든 5코스 김도휘(13기, A1)가 1위를 했고 2위는 2코스 김선웅(11기, B1), 인기 순위 2위였던 안지민(6기, B2)은 3위를 했다. 이변이 발생하면서 쌍승식은 48배, 삼쌍승식은 227.7배를 기록했다. 축으로 뽑힌 선수가 우승이 아주 유력한 강자가 아니고, 약간 불안하다면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경주였다. 

 마지막 경우는 출전 선수 대부분이 입상 후보인 혼전 편성이다. 16회차 4월 16일 수요일 2경주는 코스 순으로 박준현(12기, B1), 정경호(7기, A2), 최영재(5기, B2), 조미화(17기, B1), 김인혜(12기, A1), 서화모(1기, A1)가 출전했다. 4코스 이수빈을 제외하고 다들 실력이 출중하고 소개 항주 기록까지 비슷했다.
김인혜(12기, A1)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김인혜(12기, A1)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그래서 많은 이들이 코스를 우선으로 경주를 추리, 유리한 코스인 2코스 정경호, 1코스 박준현을 축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축으로 꼽힌 정경호가 0.45초라는 느린 출발로 초반부터 밀리기 시작했다.
반면 0.16초의 빠른 출발을 보인 5코스의 김인혜가 1턴 마크에서 휘감기를 제대로 성공시켰다. 이후 1코스 박준현과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고, 결국 김인혜, 박준현, 정경호 순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단승식 20.9배, 쌍승식 55.7배, 삼쌍승식 63.8배를 기록했다.
혼전 편성 경주에서는 누구든지 입상권 후보가 될 수 있어, 입상 후보 조합을 다양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상지 ‘쾌속정’의 임병준 팀장은 “최근 경험이 부족한 16∼17기 신인들도 입상 욕심을 적극적으로 낼 정도로 전반적으로 선수들 기량이 높아졌다”며 “약체로 평가되는 선수라 하더라도 좋은 모터와 유리한 인코스를 배정받는다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