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그릴리쉬, 데 브라위너 모두 떠나는 맨시티, 분노의 여름이 다가온다

맨체스터 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부임 후 처음 무관 시즌을 보냈다. 대대적이고 효율적인 리빌딩을 진행해 더욱 강한 팀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사진출처｜맨체스터 시티 페이스북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가 분노의 리빌딩을 준비하고 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지난 주말 막을 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3위로 마쳤다. 21승8무9패, 승점 71을 쌓았다. 챔피언 리버풀(승점 84)과 격차는 13점차, 2위 아스널(승점 74)과는 1경기 차였다.

그러나 타이틀은 없다. 맨시티는 빈손이다. 리그컵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모두 좌절을 맛봤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9년 만의 무관이다. 유일한 소득은 다음 시즌 UCL 출전권 획득인데, 수년간 EPL은 물론 유럽 최강으로 군림해온 그들에겐 만족할 수 없는 결과다.

맨시티는 올 여름 엄청난 변화가 예고돼 있다. 한 때 팀의 상징이자 ‘펩 축구’의 중심으로 활약한 케빈 데 브라위너가 이미 새 팀을 찾은 분위기다.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10년을 뛴 그는 자유계약(FA) 신분으로 나폴리(이탈리아)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나폴리는 이번 시즌 세리에A 정상을 밟았다. 인터 밀란과는 승점 1점차에 불과했다. 계약기간에 대한 입장차만 조율되면 예상보다 빨리 공식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게 영국 언론들의 관측이다.

여기에 또 한 명의 특급 스타가 떠날 가능성이 있다. 4년 전 애스턴 빌라에서 1억 파운드(약 1800억 원)의 이적료를 들여 데려온 잭 그릴리쉬다. 2022~2023시즌 트레블(3관왕) 주역이지만 이번 시즌 완전히 폼을 잃었다. 지난 연말부터 꾸준히 잭 그릴리쉬의 이적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시즌이 끝나면서 더 많은 루머가 쏟아진다.

일단 맨시티 내부에선 잭 그릴리쉬와의 이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계약기간이 2년 남은 그에게 합리적 제안이 있다면 언제든 보낼 용의가 있다. 다만 선수 본인도 일부 양보가 필요하다. 30만 파운드(약 5억6000만 원)에 달하는 엄청난 주급이다. 성과에 비해 과한 액수라 조정이 필요하다. 토트넘을 비롯한 EPL 몇몇 클럽들이 관심을 갖고 있으나 이적료에 더해질 샐러리는 굉장히 부담스럽다.

물론 비움이 있으면 채움도 있는 법. 맨시티는 영입도 준비하고 있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에너지가 확연히 떨어지는 현상을 확인한 만큼 젊고 싱싱한 자원들로 선수단을 단단하게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호드리구와 EPL 뉴캐슬의 티노 리브라멘토 등이 맨시티의 영입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추이에 시선이 모아진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