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홈경기에 구원등판해 2-1 승리를 지켜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세이브 부문 1위의 박영현은 올 시즌 40세이브 이상을 너끈히 달성할 태세다. 사진제공|KT 위즈

KT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홈경기에 구원등판해 2-1 승리를 지켜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세이브 부문 1위의 박영현은 올 시즌 40세이브 이상을 너끈히 달성할 태세다. 사진제공|KT 위즈



KT 위즈 마무리투수 박영현(22)이 팀에 창단 이후 첫 세이브 타이틀을 안길지 관심이 쏠린다.

박영현은 21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올 시즌 15번째 세이브를 수확하며 경쟁자 김서현(한화 이글스)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1위에 올랐다. 선두를 꿰차기 전후로 세이브 적립의 속도도 몹시 빨랐다. 박영현은 14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개인 8연속경기 세이브를 올리며 2위로부터 더 멀리 달아났다. 박영현이 27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18번째 세이브를 작성했을 당시 김서현과 격차는 3개로 더 벌어졌다.

한국야구국가대표팀의 마무리인 박영현은 경쟁자들의 위협에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김택연(두산 베어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친 그는 올 시즌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로 변신한 김서현을 비롯해 정해영(KIA 타이거즈), 김원중(롯데 자이언츠), 류진욱(NC 다이노스) 등 걸출한 투수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반대로 박영현의 적은 오로지 자기 자신밖에 없는 분위기다. 27일 경기에서 이달 9번째 세이브를 기록한 그는 지난해 7월의 8세이브를 뛰어넘으며 개인 월간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

경기력도 한층 영글었다. 박영현은 올 시즌 초반 공이 맞아나거나, 누상에 주자를 적잖이 내보내기도 했다. 실제로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1.56으로 높은 편이었다. 박영현으로선 당시의 흐름을 길게 끌고 가지 않은 게 주효했다. 이때 KT의 투수조장인 고영표가 그의 멘토을 잘 해줬다. 박영현은 “주자를 많이 내보내서 (고)영표 형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기도 했다”며 “형이 매번 내가 좋았던 부분과 안 좋았던 부분을 체크해 이야기해주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KT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홈경기에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홈경기에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자신감을 되찾은 박영현은 특유의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세이브 부문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금의 세이브 적립 속도라면 올 시즌 48세이브도 너끈할 태세다. 이는 KT에도 의미가 남다를 숫자다. KT에선 2015년 1군 진입 이후 10년간 40세이브 이상을 달성한 투수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KT 시절이었던 2022년 김재윤(현 삼성 라이온즈)이 작성한 33세이브가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박영현이 올 시즌 세이브 타이틀을 거머쥔다면 이 역시도 KT에는 창단 이후 최초의 기록이 된다. 

박영현은 세이브 부문 1위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면서도 “올 시즌에는 작년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동안 준비해온 것들이 다행히 잘 들어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영현은 자신의 기록이나 타이틀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투수진에서 가장 잘 던지고 있던 (손)동현 형이 빠지니 공백이 크다”며 “내가 동현이 형 몫까지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