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철은 28일 경북 구미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25구미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2일째 남자 해머던지기 결선에서 66m70을 던져 7위에 올랐다. 43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그가 보인 경쟁력은 박수를 받을 만했다. 사진제공│이윤철 본인제공

이윤철은 28일 경북 구미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25구미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2일째 남자 해머던지기 결선에서 66m70을 던져 7위에 올랐다. 43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그가 보인 경쟁력은 박수를 받을 만했다. 사진제공│이윤철 본인제공


‘백전노장’ 이윤철(43·음성군청)의 투척은 2025구미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도 이어졌다. 메달에 닿진 못했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도 보여준 투혼과 경쟁력은 박수를 받을 만했다.

이윤철은 28일 경북 구미시민운동장에서 열린 대회 2일째 남자 해머던지기 결선에서 66m70을 던져 7위에 올랐다. 2013년 인도 푸네대회(72m98)와 2017년 인도 부바네스와르대회(73m77)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바 있지만, 이번엔 입상하지 못했다. 왕취(중국·74m50)가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은메달과 동메달은 각각 나가가와 다쓰토(71m97)와 후쿠다 쇼타(이상 일본·71m89)에게 돌아갔다.

이윤철은 이번 결선에 출전한 16명 중 가장 나이가 많았다. 가장 어린 마디 하프트체쉬메(19·이란)와 무려 24살이나 차이 났다. 선수로서는 이미 은퇴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였지만, 아시아 무대에서 그가 보인 존재감은 여전했다.

이윤철은 대회를 마친 뒤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라 입상을 목표로 뛰었지만, 결과가 아쉬웠다. 그래도 지금까지 국제대회에 나설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돌아봤다.

이윤철은 한국 해머던지기 역사상 최고 선수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체전 21연패를 달성했고, 한국기록(73m77)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 해머던지기 역사에서 70m를 돌파한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

여전히 국제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가슴이 뜨겁다. ‘한국 최고’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고자 지금도 한국기록 경신과 국제대회 메달을 향해 뛴다. 체력이 부칠 때면 38㎝ 차이로 메달에 닿지 못한 2006도하아시안게임 기록(69m07)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는다.

이윤철은 “주변에서 이젠 내려놓을 나이가 아니냐고 말하지만 나는 지금도 2026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2023년 10월 이후 70m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일단 70m를 다시 넘으면 아시안게임 메달 도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후배들의 분발도 당부했다. 자신이 은퇴하기 전까지 더 나은 후배가 나와 한국 해머던지기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켜 주길 기대한다. 이윤철은 “고등학교 때까지 6㎏ 해머를 던지다 성인이 되면 7.12㎏를 던져야 하는데, 이 간극을 뛰어넘지 못하는 후배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끝으로 “선수와 지도자들 모두 기술 연마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