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이상민 감독과 허웅, 허훈(왼쪽)이 28일 경기도 마북동 KCC 체육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허훈이 KCC와 FA 계약을 체결해 형제는 한솥밥을 먹게 됐다. 사진제공|부산 KCC

KCC 이상민 감독과 허웅, 허훈(왼쪽)이 28일 경기도 마북동 KCC 체육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허훈이 KCC와 FA 계약을 체결해 형제는 한솥밥을 먹게 됐다. 사진제공|부산 KCC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힌 가드 허훈(30)이 부산 KCC로 향한다.

KCC는 28일 “허훈과 계약 기간 5년, 첫해 보수 총액 8억 원(연봉 6억5000만 원·인센티브 1억5000만 원)의 조건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허훈은 2017년 KBL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부산 KT(현 수원 KT)에 입단해 2019~2020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2019~2020·2020~2021시즌 어시스트 1위를 차지하며 리그 최정상급 가드로 입지를 굳혔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256경기에 출전해 평균 29분48초를 뛰며 13.9점·2.4리바운드·5.7어시스트·1.2스틸의 성적을 거뒀다.

허훈은 가드 포지션이 취약한 여러 팀의 러브콜을 받았다. KT 잔류를 포함해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던 허훈이 KCC를 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첫 번째는 우승 가능성이다. KCC는 2023~2024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제패했다. 센터 이승현과 포워드 최준용, 송교창, 가드 허웅 등 화려한 멤버를 자랑한다. 지난 시즌에는 이승현을 제외한 3명이 모두 부상으로 정상 가동되지 못한 탓에 9위(18승36패)에 그쳤지만, 건강한 몸상태로 시즌을 소화하면 우승권에 가장 가까운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뛰어난 경기운영능력은 물론 직접 득점기회를 창출하는 가드인 허훈의 가세는 그야말로 우승 도전에 날개를 단 셈이다. 허훈은 아직 챔피언 반지가 없다.

가족의 의지도 반영됐다. 허훈은 꾸준히 형 허웅(32)과 함께 뛰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던 터라 선택이 어렵지 않았다. 허훈, 허웅의 아버지 허재 전 감독도 2005년부터 2015년까지 KCC 사령탑을 지낸 바 있다. 조진호 KCC 사무국장은 28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허훈의 우승 열망이 가장 컸고, 형과 함께 뛸 수 있다는 점, 아버지가 감독을 맡았던 팀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며 “가드가 우리 팀의 취약 포지션이기도 했다. 3박자가 모두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보상이다. 허훈은 보상이 필요한 FA 선수였다. KCC는 허훈의 원 소속팀 KT에 보상선수 1명과 2024~2025시즌 보수의 50%, 또는 지난 시즌 보수의 200%를 보상해야 한다. 허훈의 지난 시즌 연봉은 7억 원이었다. KT가 보상선수를 원할 경우 KCC는 보호선수 3명을 제외한 한 명을 넘겨줘야 하는데, 이 경우 핵심 자원이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 국장은 “이 부분은 차차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