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마테우스(가운데)가 28일 강원과 원정경기에서 프리킥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안양은 마테우스의 멀티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안양 마테우스(가운데)가 28일 강원과 원정경기에서 프리킥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안양은 마테우스의 멀티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내가 직접 남아달라고 빌기라도 해야죠.”

FC안양 유병훈 감독이 외국인 공격수들을 어떻게든 지켜야 할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다.

안양은 28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1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마테우스의 멀티골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안양은 승점 20(6승2무9패)을 쌓으며 8위에 위치했고, 강원은 승점 21(6승3무7패)의 7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올 시즌 K리그1로 승격한 안양 공격의 중심에는 외국인 공격수들이 있다. 이날 전까지 스트라이커 모따는 6골, 마테우스가 3골, 야고(이상 브라질)가 1골로 팀의 17골 중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수비를 강하게 하고 공격에서 한 방이 중요한 안양으로선 소중한 자원들이다.

문제는 이적설이다. 이들은 최근 K리그1 상위권 팀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승격팀인 안양으로선 여름이적시장 선수 영입만큼 에이스들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다음달 여름이적시장을 앞두고 유 감독은 마테우스와 야고의 이탈을 걱정했다. “걱정스러운 게 사실이다. 마테우스와 야고가 여러 구단과 연결되고 있다. 떠나보내고 싶지 않다”며 “물론 바이아웃(최소 이적허용 금액)을 제안 받는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내가 한 번 더 선수에게 팀에 남아달라고 빌고, 설득해야 한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상대는 실리축구로 조금씩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강원이었다. 이날 경기 전 정경호 강원 감독은 “일단 경기를 주도하겠다. 안양은 내리는 승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주도하며 경기를 잡아내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정 감독의 계획대로 경기 초반 강원이 몰아붙였다. 하지만 결국 외국인 선수들이 안양을 구해냈다. 마테우스의 왼발 두 방이 경기 흐름을 단숨에 안양으로 가져왔다. 전반 21분 페널티박스와 하프라인 사이에서 마테우스의 왼발 프리킥이 골문에 바로 꽂혔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 25분 문성우가 빠르게 전진해 내준 공을 마테우스가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8분 강원은 가브리엘(브라질)의 만회골로 추격했지만, 안양은 후반 43분 역습 기회에서 야고의 도움을 받아 모따가 쐐기골을 넣으며 승리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여름이적시장을 앞두고 안양은 새로운 선수 영입보다 외국인 선수들을 지키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가 됐다.


춘천|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