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롯데가 올해 첫 트레이드 소식을 전했다. 좌완 박세진과 좌타 외야수 이정훈(왼쪽부터)의 영입에는 두 팀의 확실한 의도가 담겨있다. 사진제공|KT 위즈·롯데 자이언츠

KT와 롯데가 올해 첫 트레이드 소식을 전했다. 좌완 박세진과 좌타 외야수 이정훈(왼쪽부터)의 영입에는 두 팀의 확실한 의도가 담겨있다. 사진제공|KT 위즈·롯데 자이언츠


선두권 도약을 노리는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올해 첫 트레이드로 서로의 수요를 충족했다.

KT와 롯데는 2일 올해 첫 트레이드 소식을 전했다. KT는 좌완 박세진(28), 롯데는 좌타 외야수 이정훈(31)을 맞교환했다. 박세진과 이정훈 모두 올 시즌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적 없는 전력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트레이드에는 두 팀의 올 시즌 전략과 향후 계획에 대한 분명한 의도가 담겨있다.

KT는 공격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간판 강백호와 지난달 타율 0.385로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던 황재균이 잇달아 다치는 바람에 보강이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정훈 영입은 괜찮은 선택이다. 이정훈은 올 시즌 퓨처스(2군)리그에서 19경기 타율 0.357, 3홈런,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286의 맹타를 휘둘렀다. 1군에서도 롯데로 이적한 2023년부터 2년간 124경기(선발 54경기)에서 타율 0.298, 1홈런, 35타점으로 활약한 바 있다.

단순한 공격력 보강만은 아니다. KT는 이정훈이 대타 또는 지명타자로 활용할 좌타자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현재 KT 타선에서 ‘상수’로 볼 좌타자는 김민혁 정도다. 여기에 올 시즌 KT의 대타 타율은 0.151로 최하위다. 롯데에서 가장 높은 0.279의 대타 타율을 기록한 이정훈이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나도현 KT 단장은 “이정훈은 타격에 강점을 지닌 좌타자”라며 “우리 팀의 공격력 강화를 위한 영입”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좌완 불펜을 더 채웠다. 지금도 수 자체는 적지 않다. 올 시즌 1군에서 구원등판한 좌완 불펜만 정현수, 송재영, 홍민기, 김진욱 등 4명다. 하지만 단순한 선수층 강화의 의도만 있는 것은 아니다. 4명 중에서도 올 시즌 핵심 불펜으로 활약 중인 정현수와 최고 기대주인 김진욱이 미필 상태다. 롯데로선 향후 이들의 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한 공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2016년 KT의 1차지명자인 박세진이 이번 트레이드를 계기로 알을 깬다면 롯데로선 향후 수년간의 전력 구상을 한결 편안히 고민할 수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