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체코 신규원전 본계약 체결… 한국 원전 수출 ‘유럽 진출’ 쾌거

체코 신규 원전 조감도. 사진제공 ㅣ 한국수력원자력

APR1000 2기 공급… 팀코리아와 두코바니 5·6호기 건설 추진

한국수력원자력(사장 황주호)이 체코 신규원전 사업에 대한 본계약을 6월 4일(현지시간) 체코 발주사인 두코바니II 원자력발전소(이하 EDU II)와 체결했다. 이는 한국형 원전이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쾌거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 이후 두 번째 원전 수출 성공 사례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7월 한수원이 EDU II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약 9개월간 200여 차례의 기술·상업 협상을 거쳐 이뤄졌다. 계약 체결에 앞서 체코 지방법원은 지난 5월 6일,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일시적으로 계약 체결을 금지했으나, EDU II와 한수원이 이에 항고해 6월 4일 체코 최고행정법원이 이를 최종 파기하면서 계약이 성사됐다.

이번 계약으로 한수원은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000MW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두코바니 5·6호기)를 공급하게 된다. 이는 대한민국이 과거 유럽형 원전을 도입했던 위치에서 이제는 유럽 시장에 원전을 역수출하는 국가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다.

체코 신규원전 사업은 체코 현대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사업으로, 에너지 안보 강화 및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사업이다. 체코 정부는 국가 에너지·기후정책의 탈탄소화 전략에 따라 최대 4기의 원전 건설을 계획 중이다.

2022년 3월 입찰 당시 사업 규모는 두코바니 5호기 1기였으나, 2024년 1월 정부 결정으로 두코바니 6호기 및 테믈린 3·4호기까지 추가하는 확장 계획이 포함됐다. 체코 정부와 EDU II는 지난해 7월 한수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우선 두코바니 5·6호기를 추진하고, 향후 테믈린 원전 2기 건설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테믈린 사업도 추진될 경우, 한수원이 협상을 통해 추가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한수원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주계약자로서 ‘팀코리아’(한전기술·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한전연료·한전KPS)와 협력해 설계·구매·건설(EPC), 시운전, 핵연료 공급 등 원전 건설 전반을 수행하게 된다.

한수원은 지난해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협상 전담조직을 구성해 EDU II와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했다. 9개월간 200여 차례에 걸친 협상 회의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EDU II 협상단 약 60명이 방한해 한국 원전의 운영·건설 현황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한수원 본사에서 품질보증감사도 진행됐으며, 올 3월 말 모든 협상이 최종 마무리됐다.

향후 한수원과 EDU II는 착수회의(Kick-off Meeting)를 개최한 후 본격적인 프로젝트 수행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팀코리아와 하도급 계약 체결과 더불어, 국내 원전 산업계를 대상으로 유자격 공급자 등록 절차, 보조기기 목록, 품질 및 기술기준 등을 소개하는 설명회를 올해 두 차례 개최해 국내 기업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협상 단계부터 건설정보시스템 구축에 착수해 프로젝트 문서, 인허가, 공정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두코바니 현장에는 건설소도 개소할 예정이다. EDU II는 2029년 두코바니 5호기 착공을 목표로 발전소 설계와 인허가, 건설 준비 절차를 진행한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계약은 대한민국 원전 산업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국제 무대에서 다시 한번 입증한 성과”라며, “국내 원전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체코와의 협력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사업 이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경주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