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수들이 5일(한국시간) 자카르타 겔로라 붕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 2026북중미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반 막판 실점한 뒤 큰 제스처를 취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출처|소후닷컴

중국 선수들이 5일(한국시간) 자카르타 겔로라 붕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 2026북중미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반 막판 실점한 뒤 큰 제스처를 취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출처|소후닷컴



14억 인구를 자랑해도 ‘축구 잘하는’ 11명이 없다. 중국축구가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중국은 5일(한국시간) 자카르타 겔로라 붕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C조 9차전 원정경기에서 졸전 끝에 0-1로 패했다. 전반 종료직전 터진 인도네시아 올레 로메니의 페널티킥(PK) 실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38년 만에 인도네시아에 쓰디쓴 패배를 떠안은 중국은 2승7패, 승점 6에 그쳐 조 최하위로 추락했다.

바레인과 홈 최종전이 남아있긴 하나 중국은 월드컵에 가지 못한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북중미월드컵에선 아시아에 8.5장의 출전권이 배정됐는데, 최종예선 각조 1, 2위가 자동 진출하고 3, 4위가 4차 예선을 진행해 나머지 주인공을 가리지만 중국은 4위 진출이 좌절됐다.

9차전까지 마친 C조에선 3승3무3패, 승점 12의 인도네시아가 4차 예선 마지노선인 4위를 마크했다. 중국이 바레인을 꺾어도 승점 9에 그친다. 중국이 본선무대를 밟은 기억은 아시아 양대산맥인 한국, 일본이 공동개최한 덕분에 행운과 같은 본선티켓을 거머쥔 2002년 대회가 마지막이다. 이후 독일(2006년), 남아프리카공화국(2010년), 브라질(2014년), 러시아(2018년), 카타르 대회(2022년) 모두 중국 입장에선 ‘남의 잔치’였다.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이 이끄는 중국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장위닝과 왕위둥이 투톱에 서고, 쉬하오양과 차오융징이 좌우 측면에 배치된 형태다. 귀화선수 세르지뉴는 플레이메이커로 전방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경기력은 엉망이었다. 볼 점유율만 52대48(%)로 조금 앞섰을 뿐, 모든 경기 지표가 처참했다. 네덜란드 레전드 출신의 페트릭 클루이베르트 감독이 이끌고 귀화 선수 위주로 베스트 라인업을 구축한 인도네시아가 무려 13차례 슛을 시도할 동안 중국은 5회에 그쳤고, 이 중 유효슛은 1개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결정적 찬스가 많지 않았다. 개인기량이 떨어지는 중국은 전혀 상대를 공략하지 못했다. 패스 미스가 너무 잦았고, 파울도 지나치게 많았다. 전반 9분 만에 옐로카드를 받으면서 불편한 출발을 알렸다. 준비된 패턴 플레이가 없었던 탓인지 경기 막바지에는 백패스까지 주고받으며 시간만 허비해 망신을 자초했다.

마지막 희망의 불씨마저 꺼지자 중국 내 여론은 불타오르고 있다. 임기 내내 뚜렷한 전술적 색채나 세부 전술을 보이지 못한 이반코비치 감독은 ‘돈만 밝히는 괴물’로 포장됐고, 과도한 투지에 비해 기량은 엉망인 선수들에게는 온갖 감정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 유명포털 소후닷컴 축구게시판에 올라간 “월드컵 티켓이 8.5장으로 확대됐어도 중국을 위한 자리는 없다. 이제 예선을 거치는 것보다 개최국으로 월드컵에 가는 길이 훨씬 빠를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많은 공감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사진출처|중국축구협회 페이스북

사진출처|중국축구협회 페이스북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