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KT 조용호가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을 앞두고 이날 시구자로 나선 아들 하온 군의 공을 받았다. 사진제공|KT 위즈

지난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KT 조용호가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을 앞두고 이날 시구자로 나선 아들 하온 군의 공을 받았다. 사진제공|KT 위즈



“방출되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근성 있는 선수로 봐주셔서 감사하죠.”

KT 위즈 조용호(36)가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심한 그는 이날 시구자로 나선 아들 하온 군의 공을 받으며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KT는 팬 사인회를 비롯한 은퇴 기념 행사를 마련하며 2021년 창단 첫 통합우승에 기여한 조용호를 예우했다. 조용호는 “KT로부터 은퇴식 이야기에 대한 연락을 받을 때 ‘내가 이런 (대우를 받을) 선수였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감사한 마음이 정말 크다”고 말했다.

조용호는 이날 은퇴식을 통해 비로소 선수 생활의 마무리를 아름답게 할 수 있었다. 지난해 KT에 방출을 요청한 그는 현역 연장 대신 트레이닝센터의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출발했다. 그는 “주위에서 ‘현역에 대한 아쉬움이 남지 않느냐’고 물으시곤 한다. 실은 작년 여름 아내가 둘째를 임신 중이었는데, 출산 이후 ‘심장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때 내 안의 (현역 연장에 대한) 무언가가 날아가 버린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당시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지만, 둘째도 수술을 받고 괜찮아졌고 은퇴식을 하게 된 지금은 작년보다 많은 게 안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KT 조용호가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지난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KT 조용호가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조용호의 현역 시절 트레이드 마크는 단연 근성 있는 플레이였다. 투수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것은 물론, 1루까지 전력질주하며 어떻게든 출루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그래서 그를 ‘악바리’로 부르는 사람도 많았다. 조용호는 “많은 분들이 나를 근성 있는 선수, 악바리로 봐주시지 않느냐. 실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시절부터 방출되지 않으려고 몸부림친 게 습관처럼 뱄던 것”이라고 손사래를 친 뒤 “난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에도 지명받지 못했고, 독립구단에 있다 입단 테스트를 보고 프로에 온 사람이다. ‘잘리면 어떡하지. 뭐라도 보여줘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늘 강했기에 그런 플레이가 몸에 뱄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KT 조용호가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은퇴 기념 팬 사인회를 통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지난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KT 조용호가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은퇴 기념 팬 사인회를 통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조용호는 은퇴 이후에도 지도자로 야구와 쭉 함께할 예정이다. 현재 초·중·고·대학 선수들을 두루 가르치고 있는 그는 “난 현역 때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 가는 것을 즐기기도 했지만, 실은 그게 타자들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며 “학생들에게는 ‘절대 (볼카운트가) 불리해질 때까지 쫓기지 말라’고 가르친다. 나와는 반대의 스타일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라고 웃었다. 이어 “아이들이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내가 다 속상하더라. 마치 내가 뛰는 것처럼 마음이 아플 때도 있지만, 재미있게 가르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KT 조용호가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전 소속팀인 SSG 선수들과도 함께 기념사진 촬영에 나섰다. 사진제공|KT 위즈

지난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KT 조용호가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전 소속팀인 SSG 선수들과도 함께 기념사진 촬영에 나섰다. 사진제공|KT 위즈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