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 이규배가 11년 만에 신작 시집 『삼십 년』(문학과행동사)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시인이 7년간 암 투병을 겪으며 지난 30년간 걸어온 시의 여정을 응축한 41편의 시를 담고 있다. 자전적 회고를 넘어 고통과 상실, 그리고 회복의 과정을 진정성 있는 시어로 직조해낸 ‘치유의 언어’가 이 시집의 중심을 이룬다.
시집 해설을 맡은 시인 임동확은 『삼십 년』을 “천승세의 ‘귀곡성(鬼哭聲)’이 울리는 세계와 연결된 미학적 도전이자 성취”로 평했다. 그는 이규배를 “가람 이병기의 시적 미학을 계승하고, 천승세의 문하에서 단련된 시인”으로 설명하며, “그의 시는 단순한 개인의 고통을 넘어, 한국 시문학의 오래된 계보를 잇는다”고 밝혔다.
● 상처의 기록, 시로 건네는 위로와 정화
『삼십 년』은 병마와 싸우며 써내려간 시집이지만, 고통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너머를 응시한다. 시인은 육체의 고통과 시간의 풍화, 가족과 삶의 흔적을 시로 옮기며 누구에게나 찾아올 상처의 순간에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5·18의 시인 김준태는 「격렬비열도 가는 길」을 두고, “랭보의 『술 취한 배』보다 더 정직하고 당당한 슬픔의 미학을 성취한 시”라고 찬사를 보냈다. 문학평론가 김미옥은 「삼십 년」의 마지막 구절에서 “날이 시퍼런 시 정신을 발견했다”고 평하며, “독자에게 깊은 용기와 울림을 안겨준다”고 했다.
소설가 김별아는 “이 시집은 순정하고 염결하며, 정치한 시집”이라며, “단정한 시어 속에 깊은 사유와 슬픔, 저항과 정화의 정조가 깃들어 있다”고 평가했다.

이규배 시인
『삼십 년』의 시편들은 일상에서 길어 올린 현실적 감각과 영적인 비약이 교차하는 장면들로 가득하다. 임동확 시인은 「숫눈길」 속 “목련 위에 내리는 첫눈”, 「영광 버스터미널 순댓국집」의 “돼지 창자의 비릿하고 구수한 냄새” 같은 구절을 예로 들며, 이규배의 시가 “감각과 초월이 맞닿은 독자적인 시적 공간”을 창출한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이 시집은 기존의 리얼리즘이나 모더니즘이라는 분류에도 머물지 않는다. 자신만의 시법을 바탕으로 구축한 『삼십 년』은 한국 현대시 문맥 속에서 고유한 좌표를 확보한 시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7년의 병마를 견디고 써낸 41편의 시. 시인 이규배는 이 시집을 통해 고통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법, 그리고 그 고통을 아름다움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시로 전한다. 시가 가진 힘이 무엇인지, 『삼십 년』은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말해준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하기















![블랙핑크 리사, 뭘 입은 거야…파격 노출 착시 [DA★]](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5/132906328.1.jpg)


![올데프 애니, 끈 하나로 겨우 버텨…과감+세련 패션 [DA★]](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4/132899350.1.jpg)






![조진웅 은퇴…“배우의 길 마침표” 불명예 퇴장 [종합]](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6/132913708.1.jpg)







![유승옥, 확실한 애플힙+핫바디…베이글美 여전 [DA★]](https://dimg.donga.com/a/72/72/95/1/wps/SPORTS/IMAGE/2025/12/05/132909885.1.jpg)

![유승옥, 확실한 애플힙+핫바디…베이글美 여전 [DA★]](https://dimg.donga.com/a/140/140/95/1/wps/SPORTS/IMAGE/2025/12/05/132909885.1.jpg)
![맹승지, 끈 끊어질까 걱정…넥타이 위치 아찔해 [DA★]](https://dimg.donga.com/a/140/140/95/1/wps/SPORTS/IMAGE/2025/12/05/132908504.1.jpg)



![전현무, 결별 심경 “광고 찍기 전날 헤어져” (전현무계획3)[TV종합]](https://dimg.donga.com/a/72/72/95/1/wps/SPORTS/IMAGE/2025/12/06/132913069.1.jpg)

















![김남주 초호화 대저택 민낯 “쥐·바퀴벌레와 함께 살아” [종합]](https://dimg.donga.com/a/110/73/95/1/wps/SPORTS/IMAGE/2025/05/27/131690415.1.jpg)
![이정진 “사기 등 10억↑ 날려…건대 근처 전세 살아” (신랑수업)[TV종합]](https://dimg.donga.com/a/110/73/95/1/wps/SPORTS/IMAGE/2025/05/22/131661618.1.jpg)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