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최준용이 KBO리그 최고의 직구를 뿌리던 2021년의 구위를 다시 보여주기 시작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최준용이 KBO리그 최고의 직구를 뿌리던 2021년의 구위를 다시 보여주기 시작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2021년 KBO리그 타자들 사이에선 “최준용(24·롯데 자이언츠)과 상대해 보고 싶다”는 선수가 많았다.

당시 최준용에게는 ‘KBO리그 최고의 직구를 던진다’는 평가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MLB) 시절 시속 160㎞의 공도 숱하게 봤던 추신수(SSG 랜더스)는 최준용을 상대한 뒤 “네 공 못 치겠다. 공이 살벌하다. 너 몇 살이냐”고 묻기도 했다.

최준용의 직구는 시속 140㎞대 후반에서 150㎞대 초반을 오갔는데, 그보다도 돌덩이를 던지듯 묵직한 구위에 대한 평가가 더 많았다.

실제로 최준용의 분당 회전수(rpm)는 평균 2600회 수준에 이르렀고, 최고 2800회 선까지도 나왔다.

구위로는 지지 않던 키움 히어로즈 시절의 조상우(현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 시절의 고우석(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분당 회전수도 평균 2400회 수준으로, 최준용보다 낮았다.

강력한 구위로 셋업맨, 마무리투수를 오가며 종횡무진하던 최준용에게도 시련의 시간은 존재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자신을 괴롭히던 어깨 통증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오른쪽 견관절 수술을 받았다.

올 시즌 복귀한 최준용은 “처음에는 수술받기 무섭기도 했지만, 지금은 ‘진작 수술할 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깨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자신을 둘러쌌던 ‘어깨 수술을 받으면 구속이 떨어질 것이다’, ‘예년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할 것이다’라는 우려도 사라진 지 오래다.

롯데 최준용이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원정경기에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최준용이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원정경기에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최준용은 ‘돌직구’를 다시 던지기 시작했다.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에선 알고도 치기 어려울 정도의 직구 구위를 뽐냈다.

7-5로 앞선 6회말 2사 1루서 선발 알렉 감보아를 대신해 구원등판한 그는 첫 타자 김형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용을 뽐냈다.

최준용은 1B-0S에서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보더라인(borderline·경계) 근처에 150㎞대의 직구 3개를 연달아 꽂았다.

전날 홈런포로 힘을 과시한 김형준은 세 번의 헛스윙 끝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7회말도 실점 없이 막아낸 최준용은 1.1이닝 1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의 7-6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이날 직구 구속은 평균 151.5㎞, 최고 154㎞까지 찍혔다.

지난주까지 구단이 측정한 평균(149.7㎞), 최고(153.4㎞) 수치를 모두 웃돌았다.

구속뿐만 아니라 분당 회전수 역시 2600회 수준을 유지하다 최고 2700회 선까지 찍혔다.

롯데는 최준용의 활약에 힘입어 불펜의 과부하를 해소하고,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키우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최준용의 활약에 힘입어 불펜의 과부하를 해소하고,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키우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최준용이 복귀한 지난달 중순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간 누적된 불펜의 부하도 최준용 덕분에 적잖이 해소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과 주형광 투수코치에게는 불펜의 연투, 멀티이닝 관리가 보다 수월해진 것이다.

김 감독도 “(최)준용이가 건강히 돌아와준 게 우리 팀에는 정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고마워했다.

최준용은 18경기에서 1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ERA) 2.79, 이닝당 출루허용(WHIP) 0.78로 맹활약하며 김 감독에게 화답하고 있다.

롯데는 리그 최정상급의 구위를 다시 보여주기 시작한 최준용의 활약에 힘입어 포스트시즌(PS) 진출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