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국가정책 평가 플랫폼 ‘열림’을 통해 재외동포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10개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의 공식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재외동포가 직접 참여하는 평가 캠페인을 시작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재외동포가 단순한 정책 ‘수혜자’를 넘어 정책을 함께 만들어가는 ‘설계자’로서 참여하는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목표로 한다.

공식 출범은 17일부터 19일까지 미국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리는 ‘제43회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에서 이뤄진다. 반크는 이 자리에서 ‘열림’을 재외동포의 목소리를 한국 정부에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정책 참여 플랫폼으로 소개하고 주요 정부 기관 웹사이트에 대한 평가와 개선 제안이 가능한 참여형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현재 재외동포 관련 정책은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등 10여 개 부처에 걸쳐 분산되어 있다. 이를 통합하기 위해 2023년 재외동포청이 신설됐지만 재외동포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쌍방향 소통 구조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반크는 재외동포가 각 기관의 온라인 콘텐츠를 직접 평가하고, 개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참여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평가 대상은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등이 운영하는 재외동포청(OKA), 코리안넷, 한상넷, 스터디코리안, 재외동포협력센터, 세종학당재단, 누리 세종학당, 재외교육기관 포털 등 주요 교육·홍보 웹사이트다.

반크는 재외동포를 한국 외교·문화·교육 정책의 공동 설계자이자 글로벌 비전 실현의 핵심 파트너로 정의한다. 전 세계 180여 개국에 거주하는 750만 재외동포는 정치, 경제, 외교,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대한민국과 미래를 함께 설계해야 할 중요한 정책 동반자임에도 이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구조는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

특히 한반도 통일, 외교 전략, 국제 협력 등 주요 국가 과제 속에서 재외동포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들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홍보대사이자 한국을 아시아의 중심, 동북아의 관문, 그리고 세계와 꿈과 우정을 나누는 나라로 이끄는 ‘글로벌 비전 실현자’이기도 하다.

과거 미주 지역 재외동포들의 헌신으로 상하이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대한민국의 독립이 가능했던 역사처럼, 오늘날 글로벌 시대의 한국 미래 또한 재외동포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 반크의 비전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일차적으로 각 기관의 웹사이트를 평가하는 데서 시작하지만 앞으로는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홍보 및 교육 자료 전반에 대해서도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반크는 기존의 일방적 정부 정책에서 벗어나 재외동포의 실제 목소리가 반영되는 쌍방향 거버넌스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 기관의 콘텐츠를 당사자가 직접 평가하고, 그 개선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보다 정교하고 현실적인 정책 설계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크는 8월 15일 광복 80주년과 10월 5일 한민족의 날을 계기로 ‘열림 프로젝트’를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세계 각지의 재외동포, 한글학교, 한인회와 단체를 아우르는 ‘글로벌 한류 홍보대사’ 공동 육성 ▲현지 한인 정체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 콘텐츠 개발 ▲10월 ‘한인의 달’과 연계한 캠페인 추진 ▲반크–재외동포–정부기관 간 소통 플랫폼 구축을 통한 거버넌스 강화 등으로 사업을 지속해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반크 박기태 단장은 “중국의 화교 네트워크와 이스라엘 유대인 공동체가 세계 각지에서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자국의 발전과 정체성을 견고히 해 온 것처럼, 우리도 전 세계에 흩어진 750만 재외동포를 한국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글로벌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며, “이미 세계 곳곳에 촘촘한 형성된 한인 네트워크가 존재하지만, 이를 한국 정부 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와 통로가 부족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 연결의 실마리를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각국 재외동포들이 현지에서 체감하는 현실과 정책 제안이 한국 정부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며, “과거에는 서구 선진국이 주도한 국제질서를 수동적으로 따랐다면, 이제는 전 세계 우리 재외동포들을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우리가 새로운 국제질서를 설계할 수 있는 지렛대를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한민국 미래 전략의 방향을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크 권소영 연구원은 “그동안 반크는 국가정책 제안 플랫폼 ‘울림’과 국가정책 평가 플랫폼 ‘열림’을 통해 한국 국민과 정부를 연결하는 정책 가교 역할을 해왔다”며, “이제 그 범위를 750만 재외동포까지 확장해, 이들을 정책 참여의 주체로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크 구승현 연구원은 “100년 전 재외동포들이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을 지원하며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듯 이제는 21세기 재외동포들이 하나로 힘을 모아 세계 속 가장 영향력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데 함께하길 바란다”며 “반크도 그 길에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반크는 ‘제43회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에 참가해 한국학교의 미래를 함께 모색할 예정이다. 박기태 단장을 비롯해 권소영, 구승현 연구원이 참여해 한류 열풍 속에서 한글학교 교사들이 ‘대한민국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강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반크는 NAKS 제7회 ‘대한민국 바로 알리기 기자단’ 장학증서 전달식에서 ‘반크 홍보대사상’을 수여할 예정이며 이번 학술대회 개회식이 열리는 18일에는 NAKS와의 새로운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