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ICAO 공항 고도제한 개정안에 맞서 실질적 완화 추진

부천시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공항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에 대응해 실질적인 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선다(부천시청 전경). 사진제공｜부천시

부천시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공항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에 대응해 실질적인 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선다.

시는 지난 18일 발표를 통해 “ICAO가 개정한 공항 고도제한 국제기준이 오는 2025년 8월 4일부터 발효됨에 따라, 국내 기준이 지역 여건을 반영한 방향으로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1955년부터 적용돼 온 ‘장애물 제한표면(OLS)’을 ‘금지표면(OFS)’과 ‘평가표면(OES)’으로 이원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며, 193개 회원국은 오는 2030년 11월 21일부터 이를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새롭게 도입되는 평가표면(OES)은 항공기 성능과 비행 절차 등을 반영해 건축물 높이를 탄력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항공학적 검토의 기준이 되며, 각국은 이를 자국의 여건에 따라 축소·완화해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부천시는 해당 기준이 기존 제한보다 실질적인 완화 효과가 미미한 데다, 활주로 반경 10.7㎞까지를 평가표면으로 규정하고 있어, 이를 그대로 국내에 적용할 경우 부천시 전역이 항공 고도제한의 영향권에 들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라 시는 남동경 부시장을 중심으로 대책반을 구성하고, 관련 용역과 전문가 자문을 통해 부천시 지역의 실정에 맞는 고도제한 완화 방안을 마련해 정부의 국내 기준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아울러 조기 적용의 필요성을 지속해서 중앙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김우용 부천시 도시국장은 “이번 ICAO 기준 개정이 지역 현실을 반영해 고도제한 문제가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부천시 여건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포공항 주변의 ‘장애물 제한표면’ 지정구역은 총 184㎢에 달하며, 부천시 전체 면적의 약 42%가 이에 포함돼 있다. 특히, 반경 4㎞ 이내 지역에서는 건축물 높이가 해발 57.86m(지상 45m) 미만으로 제한되면서 오정구와 원미구 일부 지역의 재개발·재건축 사업과 주민 재산권 행사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에 따라 부천시는 4만 명 이상의 주민 서명을 모아 국토교통부에 전달하고, 인근 지자체와 연대해 고도제한 완화와 항공학적 검토 제도의 조속한 도입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부천시는 앞으로도 지역 실정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고도제한 기준 마련을 위해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지속하고, 국토부에 규제 개선을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경기｜장관섭 기자 localcb@donga.com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