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호랑이의 날’은 왜 7월 29일일까…얼음 케이크 받은 에버랜드 호랑이들

보양식을 먹고 있는 에버랜드 타이거밸리의 호랑이 (에버랜드 제공)

중복을 하루 앞둔 7월 29일, 에버랜드 타이거밸리의 호랑이들이 특별한 여름 보양식을 받았다. 얼음 속에 과일, 고기, 비타민이 층층이 들어찬 ‘얼음 케이크’다. 이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호랑이들의 체온 조절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인리치먼트(행동풍부화) 활동의 일환이다.

에버랜드는 이날 세계 호랑이의 날을 기념해 얼음 케이크와 함께 황토진흙 목욕까지 준비했다. 황토는 체온을 낮춰주고, 진흙은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도 청결 유지에 도움이 된다. 사육사들은 직접 얼음을 세공하고 목욕장을 정비하며, 호랑이들의 여름나기를 도왔다.

행사에 참여한 주키퍼들은 동물원을 찾은 고객들에게 세계 호랑이의 날의 의미와 기원을 설명하며,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한국호랑이(백두산 호랑이)처럼 우리나라 토종 호랑이의 멸종 위기 현실을 전하며, 일상 속 작은 관심이 보전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 세계 호랑이의 날, 왜 7월 29일일까

‘세계 호랑이의 날’은 2010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호랑이 정상회담’에서 처음 제정됐다. 호랑이 서식국인 13개국이 모여 밀렵, 서식지 파괴 등으로 급감하는 야생 호랑이 개체 수를 복원하자는 데 뜻을 모았고, 그 상징적인 날로 7월 29일을 정한 것이다.
이후 매년 이날은 전 세계 동물원과 보전기관에서 호랑이 관련 행사를 통해 생태계 보전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에버랜드 동물원은 한국범보전기금을 후원하며, 타이거밸리 옆에는 호랑이 보전 교육장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실제 호랑이 발자국 모형, 배설물 샘플, 영상자료 등을 통해 야생에서 호랑이를 어떻게 연구하고 보호할 수 있는지 체험형으로 배울 수 있다.
교육장은 어린이 관람객에게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간으로, 보전의 가치를 쉽게 전달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호랑이는 단순히 강한 동물이 아닌 생태계의 꼭대기에서 균형을 잡는 핵심종”이라며 “앞으로도 멸종위기종 보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겠다”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