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스파라가 안토로 환생…한화, 서울 럭셔리 리조트 판 흔든다

안토 가을 전경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신규 하이엔드 브랜드 ‘안토(ANTO·安土)’를 론칭하며, 서울 도심 프리미엄 리조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안토’라는 이름은 ‘편안할 안’과 ‘흙 토’를 합친 말로, ‘그 땅에서의 편안한 삶’을 뜻한다. 한화는 안토를 통해 자연 속에서 온전한 휴식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한다.

첫 적용 대상은 바로 ‘파라스파라 서울’. 북한산국립공원 자락에 자리한 국내 대표 프리미엄 리조트로,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내한 공연 당시 묵은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화는 이 ‘파라스파라’를 안토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안토(구 파라스파라 서울)는 총 334실 규모에 인피니티풀, 편백나무(히노끼)탕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췄다. 특히 객실에서 숲을 바라보며 즐기는 히노끼탕은 ‘도심 속 온천’이라는 별명처럼, 서울에서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프리미엄 휴식 경험을 제공한다.

가든하우스 히노끼탕

안토 수영장

이번 변신의 배경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전략적 인수가 있다. 한화는 ㈜정상북한산리조트 지분 100%를 인수해 파라스파라 서울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로써 한화는 서울에서 특급호텔과 프리미엄 리조트를 동시에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 됐다. 도심의 편리함과 자연의 여유를 모두 품은 ‘투 트랙 럭셔리’ 포트폴리오가 완성된 셈이다.

재무적으로도 ‘갓 딜’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한화는 유상증자 295억원을 포함해 총 300억원으로 시장 추정가치 6000억원의 파라스파라를 인수했다. 기존 부채를 승계하긴 했지만, 부채를 포함해도 약 2000억원 저렴하게 손에 넣은 셈이다. 단순한 리브랜딩이 아니라, 재무성과까지 동시에 챙긴 ‘안토 프로젝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안토는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면서도 자연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는 차별화된 최고급 휴식공간”이라며, “최근 프리미엄 리조트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어 안토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화는 이번 인수로 3분기 당기순이익이 약 2000억원 증가하고, 총 자산은 약 5조4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금융기관과 협의를 통해 차입금 규모도 크게 줄일 계획이다.

한화가 키운 안토는 이제 ‘파라스파라’ 시절의 명성을 넘어, 서울 럭셔리 리조트의 새로운 상징이 될 준비를 마쳤다. 도심 속 숲을 품은 안토, 그리고 그 뒤에 있는 한화의 전략은 앞으로 업계 판도를 흔들 수 있는 강력한 한 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