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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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반등 실패.’

완연한 하락세를 보였던 마블 영화가 올해 ‘글로벌 박스오피스 톱10’ 진입에도 실패할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 마블의 전성기가 완전히 저문 형국이다.

박스오피스 모조가 17일까지 집계한 글로벌 누적 흥행 차트에 따르면, 연내 개봉한 마블 스튜디오의 ‘판타스틱 4: 새로운 시작’,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썬더볼츠*’가 8위와 9위, 10위에 나란히 랭크됐다. 흥행 수익은 4억 7000만 달러와 4억 1510만 달러, 3억 8243만 달러를 기록했다.

세 영화 모두 가까스로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지만 주요 외신들은 연말 대작 개봉을 앞두고 사실상 마블 영화의 ‘순위권 이탈’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연내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아바타:불과 재’를 비롯해, ‘주토피아2’와 ‘위키드: 포 굿’ 등이 연말 전 세계 극장가에 쏟아진다는 게 그 배경이다.

마블 영화가 글로벌 흥행 톱10에서 ‘차트 아웃’되는 일이 현실이 된다면, 이는 2009년 이후 16년 만이 된다.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마블의 인기가 한풀 꺾이는 인상이긴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2020년을 제외한 지난 해까지도 마블은 해마다 한 두 편의 영화를 해당 차트에 포함시켰다.

이와 맞물려 주요 외신들은 ‘피로감’을 끝없는 마블 하락세의 이유로 꼽아 눈길을 끈다. 북미 영화 전문 매체 스크린랜트는 “수년동안 이어진 과잉 공급과 얕아진 완성도, 무분별한 IP 활용 등이 관객의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신규 관객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내놓은 ‘판타스틱 4’와 ‘썬더볼츠*’ 경우 “캐릭터 인지도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반면 ‘마블의 라이벌’로 꼽히는 DC의 상황은 다르다. DC 세계관내 대표 히어로 캐릭터를 완전히 새롭게 리부트한 ‘슈퍼맨’이 글로벌 흥행 6위에 안착했다. 이에 대해 디사이더는 “‘슈퍼맨’이 DC 브랜드 재정립과 관객 신뢰 회복의 상징적인 출발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