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울산 HD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신태용 울산 HD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22세 이하(U-22) 의무출전 규정을 깜빡 잊을 때가 있다.”

위기에 빠진 K리그1 울산 HD 소방수로 부임한 신태용 감독은 아직 K리그가 낯설다. 그럴 만 하다. 2012년 성남 일화(현 성남FC)를 떠난 뒤 13년 만에 복귀했으니 말이다. 강산이 한 번 뒤바뀐다는 세월의 흐름, 그 사이 K리그도 참 많이 바뀌었다.

그 중 하나가 U-22 선수의 의무출전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9년부터 영건의 육성 및 성장을 위해 꾸준한 출전기회를 부여한다는 명목으로 이 제대롤 시행 중이다. 꾸준히 세부 내용이 바뀌었는데 지금은 U-22 선수 2명이 반드시 출전 명단에 포함돼야 하고, 그 중 1명은 선발로 출전해야만 교체카드 5장을 전부 사용할 수 있다.

신 감독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27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두고 “아직 U-22 규정에 적응하고 있는 과정이다. 한참 훈련하고 다음 경기 라인업을 전부 짜놓고 U-22 카드 사용을 생각하고 있지 않아 다시 수정하고 바꿀 때가 종종 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다만 신 감독의 입장은 명확하다. 반대에 표를 던졌다. “왜 굳이 이 규정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프로 무대에서 굳이 연령 제한을 두는 것이 맞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중동은 11명을 전부 외국인 선수로 채우는 곳이 있다. K리그는 외국인 선수를 최대 6명 보유하고 그 중 4명만 동시 출전을 허용하는 데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울산은 이날 서울 원정에서 그나마 보유한 외국인 선수를 전원 투입하지 못한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팀에 합류한 신입 공격수 말컹이 사타구니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정상적인 훈련을 했으나 선수 스스로 서울 원정을 건너뛰고 28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홈경기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신 감독은 “말컹이 울산에 합류한 뒤 거의 곧바로 경기를 뛰었더라. 체중과 체지방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몸에 조금 무리가 온 것 같다. 그래도 다음 경기는 충분히 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서울 역시 총력전을 치를 수 없다. 제시 린가드가 경고누적, 박수일이 상벌위원회 징계로 울산전을 뛰지 못하게 됐다.

울산과 서울은 굉장히 다급한 입장이다. 26라운드까지 승점 37을 쌓은 서울은 최근 5경기에서 2승1무2패를 거뒀으나 직전 김천 상무 원정에서 2-6 대패해 분위기가 꺾였다. 울산도 앞선 수원FC 원정에서 2-4 완패하며 승점 34에 묶인 8위다. 매 경기 치열한 순위다툼이 이어지고 있어 1차 목표로 삼은 6위권 진입을 위해선 반드시 승점 3이 필요하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제 색깔을 입히는 데 일정 시간이 필요하리라고 강조한 신 감독은 “9월 A매치 휴식기에 여러 변화를 줘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은 승점 34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0위에 있는 제주SK(승점 31)와 승점 차가 3에 불과하다. 이날 상대 팀인 서울도 승점 37(5위)로 여유가 없는 만큼 뜨거운 승부가 예상된다.

울산은 이날 주력 골잡이 말컹이 발부상으로 명단에서 빠졌다. 신 감독은 “말컹은 체중과 체지방이 감소했다. 그런데 (올여름에) 오자마자 경기를 뛰었는데 사타구니 등에 데미지가 있다”며 “이번 1경기가 울산의 모든 걸 좌우하는 건 아니다. 말컹 스스로 이번에 쉬면 다음 전북 현대전에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더라”고 말했다.

말컹이 빠진 최전방 원톱엔 허율이 선다. 2선엔 윤재석(U-22)~고승범~이진현, 에릭이 포진해 지원 사격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