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서울 킬러’ 송민규는 김기동 서울 감독과 포항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의 ‘서울 킬러’ 송민규는 김기동 서울 감독과 포항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 베테랑 풀백 김진수는 지난 시즌까지 전북에서 활약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 베테랑 풀백 김진수는 지난 시즌까지 전북에서 활약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과 전북 현대의 K리그 통산 107번째 ‘전설매치’가 주말 상암벌에서 펼쳐진다.

두 팀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31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오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왔으나 상황은 크게 다르다. 승점 43(11승10무9패)의 5위 서울은 ‘6강 굳히기’가 현실적 목표인 반면, 승점 66(20승6무4패)의 압도적 선두를 질주한 전북은 통산 10번째 우승에 최대한 빠르게 도달하려 한다.

상대전적마저 원정팀이 크게 앞선다. K리그에서만 42승30무34패로 우위다. 이번 시즌에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코리아컵을 포함해 1무2패로 밀렸다. 잘 싸우고도 결과는 항상 좋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홈팀에게 작은 위안거리가 있다면 적어도 이날 패해도 안방에서 라이벌의 조기 대관식은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선 31라운드에서 전북이 2위 김천 상무(승점 49·14승7무9패)에 1-2로 패했기 때문이다. 승점 20점차가 17로 줄어들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은 “이런 경기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분노했지만 서울 입장에선 천만다행의 결과다.

그러나 최근 리그 10경기만 봐도 전북이 압도했다. 5승4무1패다. 최하위권으로 추락하면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거쳐 가까스로 생존에 성공한 지난 시즌에도 두 팀은 1승1무1패로 팽팽했다. 그만큼 서울에게 ‘전북 징크스’는 아주 질기고 지긋지긋하지만 이번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

이번 시즌 ‘무관’이 확정된 서울은 6위 광주FC, 7위 강원FC(이상 승점 41)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정규 라운드 종료까지 남은 3경기에서 한 번이라도 삐끗하면 내려앉게 된다. K리그1은 정규리그 33경기를 마친 뒤 1~6위가 그룹A로 파이널 라운드를 소화해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 경쟁에 나서지만 7위 이하에 머문다면 암울한 생존다툼에 휘말린다. 우선 6위권 진입을 확정해야 수월한 하반기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최근 4경기에서 2승2패로 주춤했음에도 여전히 ‘절대 1강’의 위치를 지켜온 전북은 빠르게 우승에 도달할수록 12월 6일 역시 상암벌에서 펼쳐질 코리아컵 파이널을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다. 특히 득점 선두인 윙포워드 전진우(14골)와 최전방 골잡이 콤파뇨(12골)의 화력에 더해 ‘서울 킬러’ 송민규에 많은 기대를 건다. 특히 송민규는 올 시즌 3차례 서울전에서 모두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러나 서울에게도 ‘믿을구석’이 있다. 전북 출신 베테랑들이다. 김기동 감독은 지난 시즌 전북에서 뛰다 올해 초 서울에 안착한 왼쪽 풀백 김진수와 ‘특급 조커’ 문선민의 활약이 굉장히 절실하다. 김진수는 8월 이후 리그 6경기에서 2골·5도움, 문선민은 30라운드 광주전에서 골맛을 보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전북은 좋은 팀이고, 잘해왔지만 모든 라이벌전을 패할 수 없다”는 게 1992년생 동갑내기들의 단단한 의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