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선발 낙점’ 류현진, 천적 둘 빠진 애리조나 만난다

입력 2019-03-24 10: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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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Gettyimages멀티비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박찬호에 이어 한국인 투수로는 역대 두 번째로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2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을 개막전 선발 투수로 확정했다. 류현진은 29일 오전 5시10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개막전에 선발등판해 옛 동료인 잭 그레인키와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2013시즌 미국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뒤 7번째 시즌에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투수의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이다.

한국인 투수가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박찬호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이자 2002년 이후 17년 만이다. 박찬호는 2001년 다저스,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개막전 선발로 나선 바 있다.

류현진은 2018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 월드시리즈(WS) 2차전에 선발 등판하며 한국인 투수 최초로 WS 무대에서 선발등판한 선수로 이름을 올린 바 있는데, 개막전 선발의 의미는 남다르다.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라는 뜻이 담겨있어서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분명히 특별하다. 미국에 온 이후 첫 개막전 선발”이라며 “개막전 선발등판은 생각해보지 않았고, 우선순위도 아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덧붙여 “내 목표는 투구수와 이닝을 늘려서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개막전 선발투수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최근 몇 년간 다저스의 에이스는 클레이튼 커쇼였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개막전을 책임진 그가 올해도 그 무대에 설 것이 유력했다. 로버츠 감독도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며 커쇼를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한 바 있다. 그러나 커쇼는 스프링캠프 초반인 2월 중순 왼쪽 어깨 염증 진단을 받아 약 3주간 투구를 하지 못했고, 아직 시범경기에도 한 차례도 등판하지 못했다.

커쇼의 부상으로 상황이 급변했고, 현지에선 리치 힐과 류현진 가운데 한 명이 개막전 선발을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힐이 왼쪽 무릎을 부상해 2주간 이탈하게 되면서 류현진이 중책을 맡게 됐다. KBO리그(한화 이글스)까지 포함하면 2007~2009년, 2011~2012년 이후 7년만이다.

류현진은 2015년 왼쪽 어깨, 2016년 왼쪽 팔꿈치를 수술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2017년 25경기에서 126.2이닝 5승 9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해에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15경기 선발등판에 그쳤으나,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의 성적을 거두며 WS 무대에도 섰다. 특히 올해 5차례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0(15이닝 5자책점)으로 안정감을 보이며 신뢰를 되찾았다.

류현진은 통산 애리조나전 13경기에 선발등판해 3승3패, 평균자책점 3.77의 성적을 거뒀다. 이 기간에 애리조나 강타자였던 폴 골드슈미트에게 타율 0.423(26타수11안타), 3홈런, 9타점으로 약한 면모를 보였지만, 골드슈미트가 비시즌 동안 트레이드를 통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했다. 다저스가 영입한 A.J 폴락도 애리조나 시절 류현진에게 타율 0.333(30타수10안타), 4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천적’의 이적은 류현진 입장에서 한결 편안하게 투구할 수 있는 요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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