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이다영 그리스리그 진출의 알려지지 않은 얘기들

입력 2021-06-13 1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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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부터 여자배구 최고의 화제는 이다영의 그리스리그 진출이었다.

연패를 거듭하며 실망감을 주던 여자대표팀의 2021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 소식을 제치고 많은 보도들이 주말 내내 쏟아져 나왔다. 한국여자배구의 아이콘이었던 이재영-다영 자매를 향한 대중과 매스컴의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또 한 번 확인시켰다.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은 터키에 기반을 둔 에이전시 회사(CAAN)에서 이다영의 그리스리그 PAOK 테살로니키와의 계약 소식을 알린 것이 전부다. PAOK에서는 오피셜 뉴스가 나오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지만 조만간 공식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배구협회는 “해외 이적에 필요한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제공 | KOVO


쌍둥이 자매를 둘러싼 학교폭력 폭로는 여전히 매듭을 짓지 못했다. 첫 폭로 당시 한 달간 무려 4500건 이상의 관련 기사가 생산됐다. 대중의 호기심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유튜버들에게도 좋은 먹잇감이었다. 매일 비슷한 내용의 뉴스는 반복됐지만 무엇이 진실인지는 누구도 모른다. 최초 폭로자는 온라인에 글을 올린 이후 연락을 끊었다.

또 다른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받았던 박상하와 송명근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 폭로자 덕분에 진실여부를 검증받았다. 쌍둥이 자매도 이런 기회를 원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법의 도움을 요청했다. 자매는 이미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다양한 방법으로 많은 자료를 확보했다. 이제 최초 폭로자들이 경찰에서 과거에 벌어졌던 일을 소상히 밝히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프로배구 선수들은 6월30일까지 다음 시즌 출전을 위한 선수등록을 해야 한다. 이때까지 정확한 법적 판단이 나온다고는 장담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손 놓고 기다릴 수도 없다. 자매와 3년 기한의 FA계약을 맺은 흥국생명이 선수등록을 한국배구연맹(KOVO)에 요청하지 않으면 자매는 자유계약 신분이다. 구단으로서는 귀한 자산을 포기하는 결과다. 흥국생명은 그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선수등록은 예정된 수순이다.

이후 구단이 택할 방법은 다양하다. 등록은 구단의 권리보호 차원에서 진행할 수 있지만 출전은 다른 문제다. 다양한 판단이 필요하다. 과거의 일을 완벽하게 마무리하지 않은 채 출전을 시키기에는 부담이 크다. 그렇다고 선수를 무작정 방치해둘 수도 없다. 운동이 직업인 선수에게 운동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빼앗는 또 다른 문제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대안으로 해외리그 진출을 선택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유동적이다. 선수와 그리스 PAOK가 계약을 맺고 흥국생명이 임대형식으로 해외진출을 허용하더라도 거쳐야 할 절차들이 많이 있다. 해외 이적에 꼭 필요한 과정인 ITC발급이 첫 관문이다. 국제배구연맹(FIVB)의 ITC발급 창구는 9월 초에 열린다. 만일 이다영이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PAOK에서 판단하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이 기간에 ITC를 발급받을 것이다. 대한배구협회가 거부해도 선수가 이적할 방법은 많다. 선수의 권리보호가 우선이라고 판단하는 FIVB는 다양한 방법으로 선수의 이적을 허용한다.

흥국생명 이다영. 스포츠동아DB


이제 주사위는 던져 졌다. 흥국생명과 이다영은 ITC발급 창구가 열리기 전에 과거문제가 깔끔하게 정리되기를 원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배구협회가 ITC발급을 거부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검토해야 한다. 이때 판단의 기준은 상식과 국제적인 룰이다. 대한배구협회는 범죄를 저지르거나 사회적인 물의를 저지른 선수에게는 ITC발급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들 자매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와 근거는 아직 없다. 일방적인 한쪽의 주장만 있었다. 헌법이 보장하는 무죄추정의 원칙은 여기서도 적용된다. 이들에게 내린 협회의 징계가 정당한 절차를 거쳤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시민단체는 이 때문에 대한배구협회를 고발했고 최근 경찰은 협회에 가서 관련 자료들을 가지고 갔다.

이제 쌍둥이 자매는 다시 V리그의 뉴스 메이커로 떠올랐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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