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눈물, 친형 횡령-사망보험 폭로 “믿었는데…지옥이었다” [종합]

입력 2022-06-30 22: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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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홍 눈물, 친형 횡령-사망보험 폭로 “믿었는데…지옥이었다” [종합]

방송인 박수홍이 친형 부부와 법적 공방 중인 가운데 카메라 앞에서 심정을 고백했다.

박수홍은 30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30년 넘게 방송하면서 가장 어려운 자리인 것 같다. 내가 피해를 입었지만 더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형과 형수를 많이 믿었고 가족을 온전히 사랑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형님 측과 소통과 합의를 통해서 해결하려고 많이 시도했다. (형이) 약속한 때에 나타나지 않았고 연락조차 안 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고소를 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박수홍은 약 30년간 자신의 매니저로 일해 온 친형 부부가 100억 원가량 출연료와 계약금을 주지 않았다며 지난해 4월 이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그해 6월 친형 부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116억 원대의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친형 측은 혐의를 부인했다.



박수홍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는 ‘실화탐사대’에서 “박수홍이 벌어들인 수익을 친형과 7대3으로 나누는 약정을 체결하고 30년간 동업 관계에 있었지만 친형이 그 돈을 다 착복했다. 장 보고, 마사지 받고, 사우나 가고, 머리 커트 하고, 백화점에서 산 고가의 여성 의류 등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해선 안 되는데 임의로 법인 카드를 썼다. 생활필수품까지 법인 카드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실화탐사대’ 제작진이 해당 피트니스센터에 방문해 확인한 결과 박수홍 친형은 현재로 그곳을 계속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홍 측은 친형 측이 개인 통장에서 40억가량의 개인 자금을 횡령했다고도 주장했다. 더불어 근무한 적 없는 직원에게 인건비가 지급된 흔적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박수홍과 연관된 법인 회사 두 곳도 언급됐다. 박수홍은 7대3의 비율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줄 알았지만 한 곳은 형의 가족들의 지분이 100%였으며 다른 한 곳은 지분이 5대5였다고. 노 변호사는 “박수홍의 조카들도 법인 주주였다. 법인 카드로 중고등학교 학원도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박수홍은 “내 형과 형수를 의심한다는 것 자체가 죄를 짓는 것 같았다. 나를 위해서 희생하고 아끼는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통장을 보여 달라고 할 수 있겠나. 바쁘게 살았지만 누군가를 믿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이거 네 것이다’ 하면 믿었다. 당연히 믿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냥 죽어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들더라”며 “믿었던 사람에게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부정당하는 순간에는 주체가 안 되더라. 지옥 자체였다”고 호소했다.

박수홍의 집안 분위기 자체도 친형 중심이었다고. 박수홍이 전 여자친구와 헤어진 이유도 형이 사주를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수홍은 친형을 상대로 고소한 후에야 자신 앞으로 고액의 사망 보험이 다수 계약된 사실을 알았다고 고백했다. 보험은 총 8개로 사망 보장이 큰 보험이 다수 가입돼 있었다. 박수홍은 “보험 어플을 통해 사망 초과가 600%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형은 연금 보험이나 저축성 보험이라고 이야기했다. 나는 당시 미혼이었는데 내가 왜 죽으면 받는 돈을 그렇게 설정했겠나”라고 말했다.

박수홍의 보험 설계를 두고 보험 전문 변호사는 “이례적인 보험 체결이라고 볼 수 있다. 다 합산을 해보면 월 천만원이 넘는 금액이기 때문에 굉장히 고액의 보험을 가입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보험 설계사는 “가입 금액 기준으로 하면 사망시 9억7천만원이다. 사고일 경우 10억7천만원이고 추가 납입이 있다면 그 부분은 또 추가된다”고 분석했다.

피보험자 박수홍의 보험 2개 계약자는 친형이 소유한 법인이었다. 박수홍은 “내 목숨이 담보돼 있는데 보험법상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게 정말 비참했다”고 말했다. 보험 전문 변호사는 박수홍이 친형 회사와 보험회사를 상대로 ‘피보험자 지위 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해 승소를 받아야만 보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수홍은 루머에 대해서도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30년 동안 방송을 하면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없었다. 방송하러 가면서, 오늘은 또 무슨 루머가 나와서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색안경 끼고 볼까. 사람이 너무 무섭더라”고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실화탐사대’는 박수홍 아내가 과거 만났다는 회장님 관련 단어는 휴대전화에서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고, 함께 마약 투약을 일삼고 라스베이거스에 갔다는 등의 주장 역시 모두 거짓이었다고 전했다.

박수홍의 장인은 ‘실화탐사대’와의 인터뷰에서 눈물을 쏟았다. 장인은 “집사람은 공황장애까지 갔다가 지금도 신경 안정제 등 약을 먹으면서 생활하고 있다. 사랑하는 딸을 인격 살인하고 개인 프라이버시를 짓밟는 것에 너무 화가 났다. 루머로 인해 얼굴까지 공개하면서 이윤 창출을 하는 것은 없어졌으면 좋겠다. 딸 가진 부모로서 제2의 피해자가 없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방송 말미에는 박수홍이 20년 동안 봉사한 보육원 관계자들의 응원의 메시지가 공개됐다. 방송인 유재석도 “지금도 형의 착한 심성과 성품은 변하지 않았다. 정말 좋은 형이다. 내가 힘들 때 형이 많이 위로해줬다. 나는 평생을 이어가면서 형에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형을 좋아하고 또 존경한다. 우리의 이런 마음 변하지 않고 평생을 의지하면서 그렇게 살자”고 응원했다.

박수홍은 “많은 분들이 힘내라고 응원의 글을 올려주셨다. 잘 살진 못했지만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하는데 그 글을 읽으면서 울면서 버텼다. 누군가가 이겨내면 그 다음 피해자가 없을 것이다. 말도 안 되는 거짓 속에서도 진실을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작은 힘이지만 정말 노력하면서 살겠다”고 전했다.

한편, 박수홍 친형 측은 ‘실화탐사대’의 대화 시도에도 “말씀드릴 게 없다”고 하다 방송 예고 후 갑자기 입장을 전했다. 먼저 “116억원을 횡령했다”는 박수홍에 주장에 대해 “거짓이다. 현재 관련 내용이 민사소송 중이다. 박수홍의 수입 규모로 봐서 박진홍이 116억원을 횡령했다면 현재의 재산을 형성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법인카드 사적 유용이 의심되는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가족기업이다 보니 가족끼리 사용한 부분은 있으나 대부분 박수홍이 사적 유용한 것이며 박수홍이 쓴 돈에 비하면 극히 소량”이라고 주장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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