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또귀엽다고할까봐가사독하게썼어요”

입력 2008-04-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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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이미지싫어…나도나름여우야”
가수 겸 배우 장나라는 올 해 데뷔 7년째다. 이제는 제법 관록과 여유가 쌓인 그녀지만 늘 따라다니는 굴레가 있다. 귀여운 척한다는 오해가 그것이다. 그녀의 표현을 빌리면 나름 ‘성깔’도 있고 고집도 세다. 그런데 불행히도 ‘귀엽게 보이려 한다’는 오해를 받을 만한 요건을 갖추었다. 오목조목 귀엽게 생긴 외모와 아이 같은 목소리, 애교 넘치는 말투. 장나라 본인의 말처럼 ‘오해받기 딱 좋은 삼박자’를 갖췄다. 최근 ‘아시아 통합음반’이란 부제를 달고 발표한 6집 ‘드림 오브 아시아’에는 장나라가 부러진 천사의 날개를 들고 있는 사진이 담겨 있다. 자신에게 따라다니던 천사(순수)의 이미지를 벗고 ‘진짜 장나라’를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상징이다. 본인이 모두 썼다는 음반의 노랫말에도 섬뜩한 내용이 많다. 장나라는 “내 본색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난 여우같기도 하고 독하기도 하고, 성격도 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사람들이 만들어준 이미지에 맞춰갔다. 결국 그것이 가식이고, 그 가식 속에서 사는 건 재미가 없다. 장나라답지 못하게 사는 것이다.” ○“중국 진출할 때 김희선 인기 편승하려 했다” -중국 일정도 바쁠텐데 이번엔 유난히 한국 활동이 많다. “한국 활동이 너무 고팠다. 한국에서 연기도 하고 싶었지만, 활동 시기를 딱 맞추기가 힘들었다. 한 작품 시작하면 3∼5개월 하는데, 중국 활동을 그렇게 길게 비워둘 수 없었다. 한창 인지도를 높이는 시기여서 중국 활동에 치중해야 했다. 지금은 마음먹고 한국에서 활동한다.” -중국에서 ‘소천후’란 별칭까지 얻으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비결이 뭘까. “중국사람들이 이제 내 이름은 아는 정도다. 중국인들이 거부감 없이 날 받아들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내겐 특별히 유리한 조건이 없다. 화교도 아니고…. 처음에는 (김)희선 언니가 중국에서 워낙 인기가 많아 거기에 편승하려고 했었다.(웃음)” -중국어 실력은 어떤가. 인터뷰도 가능할 정돈가. “생활에 불편 없을 정도다. 언론 인터뷰는 세세한 의미까지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꼭 통역을 쓴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통역하는 내용을 알아들을 정도가 되면서 건성건성 하는지, 잘 하는지는 알게 됐다.” -‘띠아오만 공주’에 다시 출연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었는데. “‘띠아오만 공주’는 코믹사극이고, 과장된 캐릭터를 보여줘야 되는데 난 더 이상 웃길 거리가 없다. 띠아오만 캐릭터로는 이미 다 보여줬다.” -연기자로 코믹 이미지가 굳어져 고민되지 않나. “실제로 내가 코믹극을 많이 한 것은 아니다. 코믹한 캐릭터도 작품마다 조금씩 다 달랐다. 그런데 사람들은 뭉뚱그려 한 가지로만 본다. 그래서 그 이후 캐릭터가 비슷하면 안했다. 그러나 이제 캐릭터보다 작품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작품이 좋으면 코믹 캐릭터라도 하겠다.” -한국에서 얼마나 오래 활동하나. “올 해 내내 할 예정이다. 한국 활동 중에 아시아 투어를 한 번씩 나갈 예정이다. 이제 중국에서는 드라마 촬영 아니면 오래 있는 경우가 드물 것이다. 집 떠나서 오래 있다 보니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국내활동 많이 하려고 마음 먹었다.” ○“6집, 중화권에 더 알리고 싶어 4개국어 담아” -6집 4개국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돼 있고, 범아시아 앨범으로 기획됐는데. “그저 중화권에 좀더 알리기 위해, 아시아 팬들에게 내 노래를 들려주기 위한 것이다.” -처음으로 프로듀싱에 참여했고, 전 곡을 작사했다. “처음 집(나라짱닷컴 자체 제작)에서 나온 것이어서 걱정이 많이 됐다.(웃음) 글 읽는 거 좋아하는데 쓰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다만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직접 만들었다. 작사가들에게 맡기면 주로 예쁘고 귀여운 것만 나온다. -가사는 주로 경험에서 나온 걸 토대로 쓰게 마련이다. 다 경험인가. “‘흉터’는 옛사랑을 생각하며 쓴 것은 아니다. 그저 인간 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흉터가 남는다고 생각이 들었다. 뜬금없이 노랫말이 떠오른다. ‘사랑하다 배신당하면 죽는 것만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롱 굿바이’(원래 제목은 ‘살인’)를 썼고, 아파도 아프다 말 못하는 경우를 떠올리며 ‘미련한 미련이란 것이’라는 가사도 썼다. 직접적인 경험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무의식 속에 있던 이야기들일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 음악적으로 큰 변화가 있나. “나는 그저 대중가수다. 그래서 가장 대중적인 노래를 담고 싶었다. 새로운 것을 의도하진 않았다. 노래가 착하게 나와서 가사를 독한 것으로 많이 썼다.” -수록곡 중 ‘결혼할래요’ ‘샤이닝 데이’는 다른 트랙에 비해 튀는 곡이다. “두 곡 다 보사노바 풍인데, 결혼식 축가용으로 만든 곡이다. 기존의 내 노래가 다 우울하다 보니 축가용으로 부를 노래가 없더라. 유준상-홍은희 결혼식에서 ‘스위트 드림’으로 축가를 했는데, 참 어색했다.” -대표적인 선행연예인인데. “아버지가 잘 이끌어주셨다.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를 도와주는 게 가장 기억 남는다.” -김장훈 기부 릴레이를 보면서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배울게 많은 분이다. 사실 나는 (기부를) 여유가 있으면 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분은 자신도 (가진 재산) 없으면서 했다.” -음반활동 후엔 연기자로 돌아가지는 않나. “현재 영화와 드라마 모두 가능성을 열어놓고 작품을 고르는 중이다. 그런데 난 드라마가 좋다. 왜냐하면 얼굴을 오래 보여주기 때문이다.(웃음)”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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