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겹치기방송…이용대뿔났다

입력 2008-08-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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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SBS동시간대출연비난잇따라…이용대측“제작진이약속어겼다”
결국 언제 터질지 불안했던 일이 생기고 말았다. 많은 우려를 자아냈던 방송사들의 무리한 올림픽 스타 출연 경쟁이 말썽을 일으켰다.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인기스타로 부상한 배드민턴 선수 이용대의 소속사인 삼성전기는 28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그의 방송 출연을 둘러싼 파동에 대해 유감을 밝혔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로 이용대와 배드민턴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을 감안하면 이례적일 정도로 강경한 어조였다. 삼성전기가 이렇게 소속 선수의 방송 출연을 두고 성명까지 낸 것은 27일 아침에 벌어진 해프닝 때문. 이날 이용대는 주부 대상의 아침 프로그램 SBS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아침(이하 좋은 아침)’과 KBS 2TV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이하 여유만만)’에 동시 출연했다. 방송 출연시 같은 시간에 편성된 프로그램에 동시에 나오지 않는 것은 일종의 불문율이다. 이용대가 두 프로그램에 동시에 등장하자 방송사 게시판은 시끄러워졌다. “얼굴 좀 알려졌다고 온갖 방송에 출연하는구나” “선수는 운동으로 말하는 것이다” “연예인이 탄생했네”라는 비난의 글이 쏟아졌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이용대나 배드민턴협회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었다는 것이다. 당초 이용대는 먼저 요청이 들어온 ‘좋은 아침’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방송을 다른 날 하는 조건으로 ‘여유만만’ 녹화에 나섰는데, 제작진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좋은 아침’과 같은 날 방송을 내보냈다. 삼성전기의 최지태 부단장은 “이런 일이 생겨 곤혹스럽다. 이용대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면서 “(이용대에게)피해를 주면서까지 왜 방송을 강행했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좋은 아침’의 제작진은 “‘여유만만’측의 잘못이다. 우리가 먼저 방송되자 같이 방송을 내보낸 것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유만만’의 제작진은 “문제되지 않는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예기치 않은 구설수에 시달린 이용대는 “이제 운동에 전념하고 싶다”는 뜻을 대표팀 감독에게 전달했다. 삼성전기나 배드민턴협회측도 9월 초 있을 경기 준비에 전념하겠다며 방송사의 무리한 출연 섭외에 더 이상 응하지 않은 것임을 시사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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