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인마이하트’발표한가수‘이불’“철심댄스보실래요”

입력 2009-03-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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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에철심12개박고댄스도전…8년공백도무대열정은못막아
“(김)동완 형이 절 부러워해요. 오랫동안 연예계를 떠나가 있다가 돌아왔다고요.” 가수 이불(사진)은 아이들(idol)그룹 OPPA 출신이다. 2년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0년 무대에 섰지만 복숭아 뼈가 으스러지는 부상을 당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팀에서 탈퇴했다. 이후 8년 동안 연예계와 담을 쌓았다. 한때는 다시 가수가 되기 위해 기획사에 들어갔지만 사기를 당해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이후 군대에 갔고 제대 후에는 전혀 다른 삶을 살기 위해 건축 공부를 시작했다. “가수를 안 하겠다고 했어요. 윤명선 작곡가가 저를 불렀을 때도 정중하게 거절했죠. 그런데 마음 한 구석에서 무대에 서고 싶은 욕망이 자꾸 솟구치는 거예요. 윤 작곡가를 만난 다음 날 건축 책을 덮었어요.” 이불은 윤명선 작곡가와 손을 잡고 지난 해 싱글 ‘영원’을 발표했다. 데뷔곡은 댄스가 아닌 발라드였다. 그는 훤칠한 키, 잘 생긴 외모, 뛰어난 가창력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싱글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올 2월 정규 1집 ‘파이어 인 마이 하트’를 발표하고 댄스가수로 변신했다. 이불은 웃으면서 얘기했지만 그 뒤에는 댄스가수로 돌아오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숨겨져 있다. 부상을 당한 지 9년이 흘렀지만 발목에 12개가 넘는 철심을 박는 큰 수술을 받았으니 지금도 온전할 리 없다. 발목 부상은 괜찮냐는 질문에 “무리하면 저린 정도인데 거의 완치됐다”며 또 웃었다. “지금도 360도로 발목을 못 돌려요. 그때, 무대에서 떨어졌을 때 멈췄어야 했는데 한 곡 더 부르다 낭패를 당한 거죠. 나중에 보니까 발목이 풍선처럼 부어있고 피가 고여서 주변이 까맣게 됐더라고요.” 이불은 당시 아픔을 못 느낄 정도로 무대에 대한 애착이 컸다고 했다. 얼마 전 생방송 무대에서 신발에 돌멩이가 들어가는 사고(?)가 났지만 아픔을 참고 여유롭게 무대를 마쳤다. “나중에 신발 안을 보니까 돌멩이가 아니라 나사인 거예요. 제 발에 밟혀 찌그러진 나사를 보고 예전 생각이 났어요. 하하.” 이토록 무대가 그리웠던 그에게 8년이라는 공백기는 너무 긴 시간 같았다. “25살이나 26살에 돌아왔더라면 더 많은 걸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신화의 (김)동완 형이 그러더라고요. ‘오랫동안 연예인으로만 살다보니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 같다고, 그래서 네가 부럽다고.’ 다행히 긴 공백이 있어 제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어요. 시야가 넓어졌다고 하나? 저에게 8년은 꼭 필요했던 시간이었나 봐요.”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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