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셋류덕환,성인무대롱런시험대

입력 2009-03-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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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최연소주연배우‘그림자살인’서아역이미지탈출
배우 류덕환. 이제 갓 스물 셋이다. 서른을 훌쩍 넘어 빛을 보는 배우가 수두룩한 영화계에서-‘그림자살인’에서 함께 주인공을 맡은 황정민은 30대 중반을 넘어 스타가 됐다-아역을 제외한 최연소 주연 배우다. 그렇다고 스타성 큰 배우도 아니다. 평범한 얼굴, 늘씬한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 서면 작은 키가 눈에 띌 정도다. 더구나 성인연기자로 성공하기가 다른 신인보다 더 어렵다는 아역 출신이다. 그러나 류덕환은 연기력 하나로 거친 배우의 길을 해쳐나가고 있다. 1992년 MBC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 김수미의 품에 안겨 재롱을 떠는 순길이 역으로 데뷔한 류덕환은 꾸준히 연기활동을 펼치며 성장했다. 평범한 아역 배우에서 주목받는 배우가 된 건 중3때 였던 2002년 옴니버스영화 ‘묻지마 패밀리’. 류덕환은 정재영, 신하균, 류승범, 임원희 등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고 ‘내 나이키’의 주인공을 맡았다. 이어 장진 감독이 제작한 ‘웰컴투 동막골’에서 800만 관객을 만나며 기지개를 켰고 대학 새내기였던 2006년 ‘천하장사 마돈나’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충무로 최연소 주연배우로 자리잡으며 ‘아들’과 ‘우리동네’를 선보였고, 4월 2일 ‘그림자살인’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래서 류덕환에게 ‘그림자살인’은 더욱 남다른 작품이다. 성인이 된 후 처음 선보인 ‘우리동네’의 살인마 연기로 아역 이미지를 지웠다면 ‘그림자살인’은 상업적인 성향이 강한 액션 스릴러영화다. 주인공으로 연기력과 흥행능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다. 류덕환은 “어렸을 때 성적이 떨어지면 부모님이 연기를 못 하게 했어요. 연기하려고 미치도록 시험공부하곤 했었는데, 지금은 얼마나 좋아요. 학교에서도(중앙대학교 연극과) 연기하고 밖에서도 연기하고, ‘아역배우 탈출’, ‘성인연기 도전’ 이런 건 잘 모르겠어요. 그저 제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게 아닐까요?”라며 웃었다. 그리고 “평생 연기하고 싶어요. 영화 몇 편했지만 지금도 거리에서 절 알아보는 사람들은 드물어요. 배역으로 기억되면 그게 제일 행복한 일일 것 같습니다”며 새로 산 장난감 자랑하는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류덕환은 ‘그림자살인’에서 열일곱 살이나 많은 황정민과 호흡을 맞췄다. 사건을 의뢰하는 의대생과 탐정. 의대생을 맡은 류덕환이 영화 속에서 일단 ‘갑’이니, ‘을’인 황정민도 영화 내내 존댓말을 한다. 캐스팅이 알려진 후 ‘잘 어울릴까’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저와 정민이형이 스타일도 많이 다르고, 정민이형은 나이차도 많은 대선배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혀 다른 두 사람이 한 사건에 뛰어드는 모습이 또 다채롭지 않을까요?”(웃음) 충무로 최연소 주연배우는 겸손한 듯한 목소리로 그렇게 넘치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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