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명화여행]연극배우손숙이본‘이탈리아정원풍경’

입력 2009-04-12 21: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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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피는것이어디꽃뿐이랴넌누굴위해피는가?꽃같은사람아
손숙이 클림트전을 관람했다. 그는 최근 이윤택 연출, ‘손숙의 어머니’ 연극 준비에 한창이다. 이 연극은 손숙이 1999년 초연 당시 20년 동안 어머니 역할을 하겠다고 말해 화제가 된 작품이다. 평소 전시를 보고 그림을 사는 등 다양한 예술 활동에 관심이 많은 손숙은 클림트전의 ‘이탈리아 정원 풍경’을 최고로 꼽았다. 이탈리아 정원 풍경은 옅고 짙은 다양한 녹색 풀과 나무가 눈에 띄는 풍경화다. ○‘이탈리아 정원 풍경’의 어떤 점이 좋은가? “풍경화를 별로 안 좋아했는데, 클림트의 풍경화를 보고 놀랐다. 아름답고 뜻밖이다. 매우 편안하고 따뜻하다.” ○클림트 그림을 좋아했나? “클림트는 주로 강렬하고 뭔가 불안한 그림만 생각했는데, 풍경화를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서 굉장히 놀랐다. 그 시절에 그런 컬러를 쓸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푸른색을 좋아하나? (손숙은 연두색 카디건과 초록 무늬 치마를 입고 전시장에 들렀다.) “봄이라 유난히 초록색이 좋다. 연한 연두색이 좋았다가 짙은 푸른색이 좋았다가 늘 다르다. 원래는 흰색을 가장 좋아하고, 계속 좋아하는 색은 바뀐다.” ○클림트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나? “ 클림트는 삶과 예술을 구별하지 않은 점이 좋다. 평생을 이 사람은 예술에 전력투구한 사람이다. 난 20%도 안 한 것 같다. 그러면서 감히 예술가라 할 수 있을지 반성했다.” ○클림트의 여성 그림은 어땠나? “클림트는 바람둥이로 보이진 않았다. 여성의 신비한 곡선 그런 걸 좋아한 게 아닐까?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사진보다 강렬했다.” ○손숙이 생각하는 여성은? “클림트의 그림 ‘아담과 이브’를 보면 아담은 무기력하게 보이지만 이브는 당당하다. 생명의 씨앗을 가꾸고 키우는 것은 여성 몫이다. 창세기부터 여성이 세상을 만들어간다. 특히 한국의 어머니가 그렇다. 엄마의 역할이 바뀔 수는 있지만 사람을 만들어야 하는 건 계속되는 기본 역할이다.” ○클림트 그림을 통해 얻은 것? “결국 인간의 상처나 고통을 구원받을 수 있는 건 예술밖에 없다는 위안을 받았다. 내 연극을 보는 관객도 위로받고 갔으면 좋겠다. 감동까지는 바라지 않고 재미라도 좋고, 삶을 덜 팍팍하고 덜 힘들게 느꼈으면 한다.” 연극배우 손숙은? 연극배우, 방송인, 25일부터 동국대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손숙의 어머니’(작연출 이윤택)로 관객 앞에 다시 선다. 지난 1999년 정동극장 초연 이후 올해 10주년 되는 해를 기념해 올리는 작품이다.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겪은 어머니가 남편의 바람기, 혹독한 시집살이, 자식의 죽음까지 감내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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