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월드]직설적광고가대세…광고카피,에둘러말하면‘개고생’?

입력 2009-04-12 22: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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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탓에짧고강렬한메시지유행…자극적카피빠른시간광고효과높아
경기 불황 탓일까. 에둘러 은근하게 말하는 광고보다는 시청자에게 직설적인 표현으로 말하는 CF들이 환영받고 있다. 요즘 화제인 직설적인 광고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KT 유선통합브랜드 쿡(QOOK)이 있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라는 강렬한 카피의 티저 광고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덕분에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언뜻 비속어처럼 여겨지는 ‘개고생’이라는 표현과 더불어 인기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불륜남으로 지탄받는 변우민이 등장하는 티저 광고였다. 강렬한 카피와 드라마의 설정이 겹쳐지며 효과는 배가 됐다. 광고에 등장하는 ‘개고생’이라는 단어는 국어사전에 등재된 표준어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어려운 일이나 고비가 닥쳐 톡톡히 겪는 고생’이라는 의미다. 광고를 제작한 제일기획 측은 “‘개고생’이라는 말이 속어처럼 강한 인상을 줬지만 KBS 2TV ‘상상더하기’에도 나왔던 우리말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광고에 쓸 수 있는 표준어이고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느낌을 줘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광고의 또 다른 예로는 LG텔레콤 틴링 CF가 꼽힌다. KBS 2TV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인 이민호 구혜선 김범이 등장한다. 드라마에서 재벌 구준표 역할을 맡은 이민호가 갑자기 구혜선 옆으로 바싹 붙으며 “잔디, 모든 걸 다 갖고야 말겠어”라고 말한다. 놀란 구혜선이 “안돼! 우린 아직 10대라고!”라며 방어자세를 취한다. ‘갖는다’는 단어의 중의적 의미를 이용해 자극적인 상상을 유도한 대사다. 드라마의 인기와 자극적인 광고 문구의 결합으로 10대들의 인기를 끌었다. 스카이 후 광고에서는 여성 모델이 남자친구에게 “나 임신했어”라고 말한다. 역시 자극적인 대사로 소비자에게 강력히 소구하고 있다. 머뭇거리는 남자친구를 ‘손도 아까워 불어 날린다’는 콘셉트가 제품의 기능을 정확히 전달하고 있다. 이 같은 대사는 흔한 섹시 코드와는 또 다른 자극을 유발한다. 사실 CF의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을 쓰는 경향은 가요계에서 먼저 시작됐다. 지난해 가수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손담비의 ‘미쳤어’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은 SK쇼핑몰 11번가의 광고에 쓰이기도 했다. 백지영이 직접 출연해 쇼핑의 어려움을 표현하는 대사 중간에 ‘총 맞은 것처럼’이라는 노래가 그대로 삽입되기도 했다. 올해에도 FT아일랜드의 ‘나쁜 여자야’, 이불의 ‘사고치고 싶어’, 다비치의 ‘사고쳤어요’ 등이 유행하고 있다. 광고계 한 관계자는 “경기 불황 탓인지 이미지 광고 보다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광고가 환영받고 있다. 빠른 시간 안에 제품의 특성을 알리기 위해 자극적인 카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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