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줌마렐라배우’의희망최명길…여자라서행복해요

입력 2009-04-15 22: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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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길은 요즘 주위에서 축하 인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그녀가 주연을 맡은 KBS 2TV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은 수목드라마 중에 시청률 1위다. 또한 그녀가 드라마에서 맡은 카리스마 있는 여자 CEO 한명인은 주부 시청자는 물론 20-30대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뜨겁다. 덕분에 그녀는 주위로부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은 것 같다”는 덕담을 듣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근처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최명길은 드라마 시작할 때 걸린 감기가 아직 낫지 않아 조금 피곤해 보였다. 하지만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일… “아들이 다음에는 영화 하라고 권한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이 처음 시작할 때 방송관계자들은 “중년의 사랑 이야기가 되겠어?”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런 예상을 뒤엎고 보란 듯이 성공했다. 특히 그녀는 20-30대 연기자가 주도했던 미니 시리즈에서 자신과 같은 중년 연기자도 주인공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최명길도 이 점에 가장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30대 중반만 넘어서도 누구의 이모나 엄마 등의 배역이 들어오기 마련인데 주인공을 맡아 인기까지 얻고 있으니 너무 행복하다. 선배, 동료들로부터 ‘네가 잘해줘서 고맙다’ ‘중견 연기자들의 설 자리가 많아지는 것 같아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녀는 이번 드라마에 이어 다음 작품에도 또 한번 새로운 변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해보고 싶다. 영화는 94년 ‘장밋빛 인생’이 마지막이었다. 95년 결혼하면서 뜸해졌다. ‘우묵배미의 사랑’이나 ‘장밋빛 인생’처럼 평범한 아줌마 역할도 좋고, 지금까지 안 해본 역할도 많으니 모두 해보고 싶다. 아들 어진이도 ‘엄마, 다음에는 영화를 한 번 해봐’라고 권유했다.” 사랑… “다시 태어나도 지금 남편과 결혼을? 하하하” 최명길은 인터뷰 전에 남편 김한길 전 의원에게 안부전화를 했다. 전화 대화가 결혼 14년차의 부부 답지않게 속된 말로 ‘닭살 멘트’였다. 그녀는 아직도 남편에게 애교를 부린다고 한다. “콧소리로 ‘여봉∼’이라고 부르지 않지만, 그에게 내가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을 순간순간 확인시켜준다. 내가 집에서 무릎 나온 트레이닝 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있어도 ‘어때?’라고 물으면 ‘여대생 같아’라고 말해준다.” 최명길은 일하는 데 있어 남편은 가장 소중한 존재 겸 든든한 조언자라고 했다.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졌고, 덕분에 다양한 세상을 접할 수 있었다며 “다시 태어나도 이 남자를 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두 아들” 드라마에서 한명인은 아들(정겨운)을 위해서라면 물불가리지 않는 독한 엄마다. 최명길에게는 초등학교 5학년인 어진과 2학년인 무진, 두 아들이 있다. “‘내 아이가 최고’라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래야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편하다. 틈만 나면 ‘너는 집에서는 최고지만 밖에 나가면 아니다’라고 말해준다.” 새벽에 촬영이 끝나 돌아와도 그녀는 숙제 검사와 아침 등교에 입을 옷은 꼭 챙긴다. 아직 어린 무진이는 엄마가 집에서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반면, 형 어진이는 “일하는 엄마가 멋있다”고 한다. 그녀는 “아이들이 엄마, 아빠 일에 대해서 자부심을 느껴 더 감사하면서 산다. 이것이 사는 재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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