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잘했군잘했어’채림“난더강해질거예요”

입력 2009-04-21 20: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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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드라마 ‘잘했군 잘했어’에서 미혼모 이강주 역을 맡아 주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채림. 사진제공|MBC


MBC 주말드라마 ‘잘했군 잘했어’미혼모 이강주 역의 채림. 사진제공|MBC

엄기준과절친…남자연기자중가장빨리친해졌죠
연기자로 살아온 시간이 15년이나 됐는데도 채림(30)은 여전히 “남들의 시선, 사소하게 내뱉은 말 한마디에 쉽게 상처를 받는다”고 했다. 20대 초반 인기 트렌디드라마 주인공을 도맡으면서 정상의 자리에 올랐고 중국에 진출해서도 한류스타로 인정받으며 연예계를 누구보다 깊이 경험했지만 그녀에게 ‘고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연예계는 약한 사람이 살아남을 수 없는 곳이란 생각이 새삼스럽게 들어요. 덜 다치려면 더 강해져야죠.” 채림은 이런 과정을 연기자로, 인간으로 성숙하는 ‘통과의례’로 받아들이고 있다. 10대 중반에 광고 모델로 데뷔, 일찌감치 주목받으면서 스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그녀는 요즘에야 비로소 연기의 진짜 맛을 보는 중이다. ○“덜 다치려면 더 강해져야죠” ‘절대 동안’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깜찍한 외모를 자랑하는 채림도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30대에 들어 택한 첫 작품은 MBC 주말드라마 ‘잘했군 잘했어’(극본 박지현·연출 김남원). 단정한 외모의 주인공 이강주가 그녀의 역할이다. 하지만 평탄한 삶을 사는 인물은 아니다. 첫 사랑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여섯 살 난 딸을 둔 미혼모로 등장한다. 청춘스타로 인정받은 그녀에게 미혼모란 역할은 이색 도전이다. “부담은 없어요.저는 역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실제 기분이 많이 좌우되는 편이죠. 이강주는 딸과 옛 연인, 새로운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인물이라 촬영만 끝나면 녹초가 돼요.” 채림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캐릭터를 주로 맡아 활발한 것처럼 보여도 상처를 많이 받는 편”이라고 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쾌활한 캐릭터로부터 삶의 에너지를 얻는 습관이 생겼다는 것. 이런 버릇 때문에 사람과 사랑을 보는 눈까지 달라졌다. 드라마 속에서 채림은 과외 제자였던 연하의 남자 엄기준으로부터 무한 사랑을 받으며 가치관의 변화를 맞고 있다. 여자라면 누구나 꿈꾸지만 누구라도 쉽게 겪기 어려운 상황을 채림은 비록 연기지만 경험하는 셈. “끝이 없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는 그녀는 “사랑의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큰 사람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살가운 설정 덕분에 채림과 엄기준은 ‘절친’으로 발전중이다. “지금까지 연기했던 남자 연기자들 중 가장 빨리 친해졌고 앞으로도 가장 친한 배우가 될 것 같아요. 둘 다 혈액형이 A형이라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어요. 드라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는 건 남녀 배우에게 ‘긴 여정’인데 (엄)기준 오빠로부터 긍정적인 힘을 얻어요.” ○“여전히 트렌디 드라마가 좋고 욕심나는데….” 채림은 최근 7∼8년 동안 꾸준히 중국 활동에 집중해왔다. 2000년 출연한 화제작 ‘이브의 모든 것’이 아시아 팬들을 사로잡으면서 한류스타로 도약하고 나서 ‘신 취타금지’, ‘정정애금해’ 등 작품의 주인공을 도맡았다. “최근에는 현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자국 배우의 활동이 점차 넓어지면서 한국 연기자들이 설 자리는 줄어들었죠. 하지만 중국에서 배우로 활동하는 계획은 변함이 없어요.“ ‘연기 욕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트렌디 드라마 출연 의사를 묻는 질문에 채림은 “아후 젊은 배우들이 많은데…”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여전히 트렌디 드라마기 좋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도 정말 많지 않겠느냐”고 되물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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