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은이상우의행복한아침편지]일에지쳐코피흘리는우리남편…고맙고사랑해요!

입력 2009-04-24 21: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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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시작한지 얼마 안 됐습니다. 그런데 남들도 그런가. 매일 매일 힘들고 힘에 부치더라고요. 집에서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 받아 쓸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막상 직장 다니고 살림하고 애들도 보려니까 1년 365일 몸이 천근만근이었습니다. 저는 저만 힘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얼마 전 아침에 욕실을 들어갔는데 군데군데 코피 흔적이 있는 겁니다. 남편이 새벽 5시에 출근해서 저녁 9시나 돼야 들어오는데, 아무래도 피곤한 남편이 흘린 것 같더군요.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요. 남편은 저녁 9시에 들어와서 밥 먹고 그러면 10시가 훌쩍 넘는데, 그 시간에 잠을 안 자고 아이들하고 놀아주느라 바쁩니다. 다음날 또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해야 될 사람이, 몸은 피곤에 지쳤을 텐데 애들하고 놀며 아빠 노릇하는 게 너무 안쓰럽더라고요. 그래서 제발 일찍 자라고 잔소리를 하면 남편은 저한테 따지지도 않고 “아휴, 내참… 내참” 그냥 이러고 맙니다. 착하고 고맙지만 그래도 제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다른 집들은 아빠들이 너무 애들하고 안 놀아준다고 불만이 많던데, 저는 제발 남편이 일찍 자는 게 소원입니다. 저희 남편 하는 일이 건설 쪽 일이거든요. 그게 얼마나 힘들겠어요. 하지만 남편은 “괜찮아 괜찮아… 다들 이러며 사는 거야, 아직 견딜 만 하니까 당신 뭐라 그러지 마” 이러면서 제 걱정을 일축해버립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옛날에 맞벌이하기 전에 저희 남편이 벌어다 준 돈 받으면서 너무 적다고 푸념했던 게 미안해진답니다. 그 때는 “아휴∼ 우리 남편 수고했네∼” 이런 말도 한 번 해준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돈 아깝다고 고기반찬도 잘 해주지도 않았고요. 세상은 돈보다 건강이 우선인데, 이제부터라도 남편한테 정말 잘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만든 제 나름대로의 5계명 수칙이 있거든요. 열심히 지켜볼 생각인데, 먼저 한번 봐주세요. 첫째, 잔소리하지 않는다. 둘째, 매일 웃으며 반겨준다. 셋째, 신랑이 좋아하는 반찬 하루에 한 가지씩 꼭 꼭 해준다. 넷째, 신혼 때 같은 마음을 먹는다. 마지막 다섯째, 우리 가족을 위해 당신 오늘 하루 정말 수고 많았다고, 남편을 꼭 안고 뽀뽀해 준다. 어때요? 이 정도면 저도 사랑 받는 아내가 되겠죠? 그 동안 남편이 무거운 짐을 혼자 지고 다니느라 무척 힘들었을 텐데, 이제는 저랑 조금씩 나눠가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가족이 언제나 행복하길. 제가 바라는 건 그것뿐이에요. 아직 늦은 건 아니겠죠? 저 진짜, 저희 남편에게 정말 정말 잘하는 아내가 되도록 노력 많이 하겠습니다. 부산광역시 동래구|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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