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지혜“지고지순한‘친구’의여자?…사실은야구광이에요”

입력 2009-07-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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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 CF로 연예계에 입문한 왕지혜는 ‘친구’에서 시원한 외모와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이며 8년 만에 드디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유난히 큰 눈망울 때문인지 인터뷰 도중 그녀의 눈가에는 선명한 이슬이 두 번이나 맺혔다.
한 번은 수 천대 일의 경쟁을 뚫고 오디션을 보는 과정을 설명하던 도중 , 그리고 어렵게 얻은 여주인공이 처한 극 중 애틋한 사연을 이야기하던 중이었다. 왕지혜(24)는 지난 6개월 동안 ‘진숙’으로 살아온 시간을 되돌리며 이처럼 잦은 감상에 젖었다.

왕지혜는 MBC 주말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극본·연출 곽경택·이하 친구)에서 여주인공 진숙으로 출연 중이다. 2001년 개봉한 동명 영화에서 모자를 쓰고 무대에 올라 ‘연극이 끝나고 난 뒤’를 애절하게 부르던 그 역할. 왕지혜는 1월부터 7월 초까지 부산에서 진행된 촬영 내내 “나만 잘하면 되는데…”라는 생각에 하루 하루 긴장 속에 살았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말 오디션에서 곽경택 감독님을 처음 만났어요. 수 천 명이 몰렸는데 운 좋게 2차 면접까지 올랐죠. 연기 시연보다 무작정 제 개인사를 이야기했어요. 마산에서 살았던 유년 시절부터 서울로 올라와 거리 캐스팅을 통해 연기자로 입문한 과정을 말했죠.”

왕지혜는 덜컥 화제의 주인공 자리를 차지한 행운아는 아니다. 여고생이던 2001년 모 이동통신사 CF를 시작으로 TV단막극을 통해 차근차근 경력을 쌓았다.

시청자가 기억하는 그녀의 최신작은 2007년 SBS가 방송한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정도. ‘친구’는 왕지혜에게 데뷔 8년 만에 만난 가장 큰 기회인 셈이다. 다행히 그녀는 시원한 이목구비와 안정된 연기력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4명의 친구 중 현빈, 김민준, 서도영 씨의 사랑을 독차지하지만 지고지순한 여자는 아니에요. 남자들 틈에서 늘 당찬 모습을 잃지 않아요. 곽 감독님은 ‘진숙이는 없어 보이면 안 된다’고 늘 주문하셨죠.”

드라마에서 보이는 건강하고 당찬 매력은 사실 현실 속 그녀의 모습 그대로다. 열성 야구팬인 그녀는 인터뷰 전날도 친구들과 함께 잠실 야구장을 찾은 탓에 양쪽 팔이 검게 그을려 있었다. “사람을 워낙 좋아해요. ‘친구’에 같이 출연한 여배우들과도 일주일에 한 두 번 씩 만나서 맛있는 것 먹으면서 수다 떨어요. 여자끼리 질투요? 저에겐 상상도 못할 일이죠(웃음).”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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