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차리는사람들]‘패밀리가떴다’장혁재·조효진PD

입력 2009-08-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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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호흡이 ‘패떴’ 인기의 비밀.” SBS 인기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를 만드는 두 주역 장혁재(오른쪽), 조효진 PD. 두 사람은 2003년 ‘가슴을 열어라’부터 지금까지 호흡을 맞춘 단짝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7년찰떡호흡…우리는환상의‘패밀리’밤샘·지방촬영대부분동고동락
“‘패밀리’의 반응이 제일 무섭죠.”

주말 저녁마다 벌어지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의 정글에서 강자로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매주 쏟아지는 호평과 질책. 그 속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SBS ‘패밀리가 떴다’. “편히 놀 수 있게 자리를 펴주는 일 밖에 하지 않는다”며 낮춰 말했지만, 그 일을 위해 2주에 한번 그것도 겨우 반나절 ‘진짜’(?) 패밀리들과 함께 지낸다. ‘패밀리가 떴다’의 연출자 장혁재 PD와 조효진 PD. 그들의 일에 대한 열정, 애환을 공개한다.

○“눈빛만 봐도 아는 패밀리”

장 PD와 조 PD는 7년째 가족으로 지냈다. 2003년 ‘가슴을 열어라’를 시작으로 ‘X맨’, ‘패밀리가 떴다’까지. 조 PD는 장 PD를 도우며 조연출을 맡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출자로 데뷔했다. 조 PD는 “서로 너무 잘 알아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눈빛만 봐도 안다. 우리 둘 뿐만 아니라 작가를 비롯해 카메라, 조명, 오디오 팀 등 다른 스태프도 대부분 2003년부터 함께 온 사람이라 호흡이 척척 맞는다. 환상의 팀이다.”

○“저희요? 집에서 포기했어요”

기획회의→사전답사→재회의→지방촬영→1차 편집→시사→2차 편집→…→5차 편집→방송. 우선, 촬영지를 결정하기 위해 직접 사전 답사에 나선다. 장소를 결정 한 후에는 촬영 하루 전 미리 내려가 준비를 한다. 준비할 것들이 너무 많아 시간을 가장 많이 투자한다. 격일로 밤새는 것은 기본이고, 지방 촬영으로 집에 못 들어가는 날이 대부분이다. 두 사람에게 제대로 된 휴일은 일주일에 겨우 반나절. 그나마 한 주에 한 명씩 격주로 겨우 누릴 수 있다.

그래도 결혼 10년째인 장 PD는 나은 편이다. 아직 신혼 단꿈에 젖어있는 조 PD는 주위 농담처럼 2세를 만들 기회(?)도 없을 정도로 바쁘다. 장 PD는 “집에서 오래 전에 포기했다. 조 PD가 조금 걸리긴 하지만, 가족들도 거의 준 방송인이라 이해를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맘 편히 쉴 때는 방송이 있는 일요일 오후 6시부터. 하지만 집에서도 마음 놓고 방송을 보지 못한다. 부끄럽기도 하고 가족들의 분위기를 살피느라 은근슬쩍 자리를 피한다. 장 PD는 “다른 것에 집중하는 척 하다가, 웃음소리가 나오면 ‘아! 재미있구나’하고 안심한다. 그러나 아무 반응이 없으면 불안하다. 가족들이 냉정한 평가를 해준다”고 말했다.

○“연예인 사인받기는 내 담당”

장 PD는 촬영을 마치면 직접 유재석, 이효리 등 사인을 받으러 다닌다. 촬영에 협조해 준 동네 어른, 꼬마들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서다. 감사의 마음으로 일일이 인사를 하면서 스타들의 사인을 건넨다. 그런데 동네 사람을 위한 사인은 이렇게 쉽게 받을 수 있으면서, 정작 10살 된 아들 부탁으로 빅뱅의 멤버 대성의 사인을 받을 때는 손발이 오그라들었다고 한다.

“연예인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어느 날 대성의 사인을 받아달라고 하더라. 학교에서 아빠가 ‘패밀리가 떴다’의 PD라고 하니 아무도 믿지 않아 증거로 사인을 받아줬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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