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은퇴’정행모·김재인“스피돔땀방울은계속된다”

입력 2009-08-08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경륜계의 살아있는 역사 정행모(왼쪽), 김재인 선수가 선수생활을 접었다. 모범적인 선배로 후배들의 귀감이 된 이들의 이름은 오래도록 팬들의 마음에 새겨질 것이다. 사진제공|경주사업본부

경륜1·2기최고령원년멤버…벨로드롬서15년간종횡무진‘전담선두유도원’으로새출발
한국 경륜계에서 최고령으로 활약하던 정행모와 김재인이 최근 은퇴했다.

15년 전인 1994년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으로 한국에서 처음으로 경륜 경주가 시작됐다. 공정한 경기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1·2기 선수들은 경륜이 고객이 즐길 수 있는 프로 종목으로 자리 잡고 고객의 신뢰를 얻는데 일등공신의 역할을 했다.

그들이 있었기에 경륜은 고객층이 두터워졌고 사업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경륜운영본부는 초창기 부족한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아마추어와 동호회, 비선수를 망라하여 후보생을 모집해 훈련시켰고,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의 교육을 통해 1994년에 1기 110명, 95년 2기 83명을 경륜 선수로 배출했다.

1994년 10월 28일, 첫 페달을 밟은 정행모는 1일차 6경주에 출전해 3등의 성적을 거뒀다. 당시 그의 나이는 37세. 요즘 현역으로 봐도 최고참 수준의 연배였다. 하루에 불과 7경주만 열리던 시절이었다.

데뷔 전 세미프로로 활약하던 그는 훌륭한 선수재원의 확보가 시급했던 경륜관계자의 적극적인 권유로 선수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15년 동안 경륜선수로 땀 흘려왔습니다. 힘들 때도 있었지만 보람이 큽니다. 아들 녀석(한국체대 1)도 사이클 스프린터 선수인데 경륜선수를 하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생각입니다.”

1995년 3월 24일 2기생으로 데뷔한 김재인은 동생(김성렬, 1기)과 사위(정준기, 7기)도 경륜 선수로 활약하는 ‘경륜 패밀리’다.

“35살에 선수생활을 시작해서 14년 동안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제 딸이 경륜 선수와 결혼을 해서 사위와 함께 벨로드롬에서 뛴 것이 인상에 남습니다. 같은 직업으로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선수생활을 한 것이 참 행복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팬들은 모범적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한 이들을 스피돔에서 계속 볼 수 있다. 경주사업본부가 1년 동안 ‘전담 선두 유도원’으로 채용했기 때문이다.

현역시절 성실한 생활과 자기관리로 후배들의 귀감이었던 두 노장 선수는 은퇴 후에도 경륜 후진들을 ‘선두’에서 이끌어가게 됐다.

경주사업본부는 공식적인 은퇴식은 없지만, 그 동안의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로 기념패를 두 선수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