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촬영소?…“누드호텔이기막혀”

입력 2009-08-28 00: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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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유리로 만들어진 유리창을 통해 투숙객의 ‘은밀한 모습’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이들의 모습을 엿보기 위해 호텔 앞 공원에는 구경꾼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객실전면이투명통유리美호텔,투숙객알몸·섹스행위등다보여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스탠더드호텔이 ‘핍쇼’(peep show·훔쳐보기 쇼)장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27일 LA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지난해 말 개관한 스탠더드호텔은 투숙객들이 뉴욕의 경치를 즐길 수 있도록 객실의 외부 창문 바닥부터 천장까지 대형 판유리를 설치했다. 투숙객들은 커튼을 젖히면 뉴욕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러나 올해 6월 호텔 옆쪽에 놓여있던 철길이 철거되고 공원이 조성되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투숙객들이 뉴욕의 경치를 즐기려 커튼을 젖히면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거꾸로 객실 안을 구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알몸으로 쉬고 있는 투숙객이나 성관계를 맺고 있는 모습 등 민망한 장면을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 심지어 남성 투숙객이 자위를 하거나 포르노 영화를 촬영하는 것을 봤다는 시민들도 있다. 소문이 퍼지자 공원에는 ‘공짜 핍쇼’를 즐기려는 시민들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시민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에 산책을 올 수가 없다”고 항의해 봤지만 호텔 측은 방관하는 분위기. 호텔 관계자는 “투숙객들을 말리지 않는다. 사실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멋진 풍경’을 알리기 위해 객실에서 직접 누드 사진을 찍어 웹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고. 호텔이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말썽을 일으켜 광고하려는 상술)으로 유명세를 타길 바란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결국 시의회 대변인 크리스틴 퀸이 ‘유리창 앞에서의 낯뜨거운 행각들’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히자 호텔 측은 그제야 투숙객들에게 외부에서도 객실 안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주지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런 소식에 누리꾼들은 ‘노이즈 마케팅은 확실히 됐네요’, ‘투숙객들은 돈내고 객실에 머물며 공연 보여주고, 산책 나온 시민들은 공짜로 공연보고’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에디트|김아연 동아일보 기자·정보검색사 ayk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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