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4역’김병만“난버티기의달인”

입력 2009-09-1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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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맨으로 연기자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김병만. KBS 2TV ‘개그콘서트’에 지금까지 427회 동안 출연한 그는 최근 ‘최다 출연자’로 선정돼 공로패를 받았다.양회성 기자|yohan@donga.com

개그·연기·사업에이젠강의까지…‘개콘’427회등장최다출연공로패
“제가 못하는 거 본 적 있으세요?”

역시 ‘달인’ 답다. 개그맨, 연기자, 사업가에 틈틈이 특별강사까지. 요즘 1인4역으로 바쁘게 활동하는 개그맨 김병만.

10일 오후,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그를 찾아간 곳도 경기도 고양에 있는 한국항공대학교였다. 그가 출연하고 있는 KBS 2TV ‘코미디 희희낙락’과 1TV 일일드라마 ‘다함께 차차차’의 촬영을 마치고, 짬을 내 항공대 학생들을 만나러 간 날이었다.

강의를 시작하기 전 만난 김병만은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힘은 주체를 하지 못하는 듯 잠시도 움직이지 않고 몸을 풀었다.

“어제 ‘줄넘기의 달인’을 촬영했어요. 사람을 안고 줄넘기를 하는 거였는데, 온 몸이 쑤시네요. 이렇게라도 몸을 풀지 않으면 더 힘들어지니깐 틈만 나면 스트레칭을 해줘야합니다.”

그는 이번 특강에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강단에 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프로그램에서 저의 초등학교 성적표가 공개된 적이 있어요. ‘양가가가양미양양’. 하하하. 그랬던 제가 사람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으니, 그래도 강단에 서게 되네요.”

김병만의 주무대인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최근 10주년을 맞았다. 그는 그동안 총 427회 등장한 기록을 세워 ‘최다 출연자’ 공로패를 받았다.

축하의 인사를 전하자 그는 그 기록이 나올 수 있던 것은 자신이 ‘버티기의 달인’이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데뷔 후 8년 동안 제 자리를 지키다 보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 김병만은 “다른 데 눈 안 돌리고, 그냥 버티다 보니 좋은 일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 자신 대수로운 일 아닌 것처럼 말했지만, ‘달인 김병만 선생’은 현재 ‘개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최장수 코너이면서 여전히 ‘개콘’의 인기 아이템이다. ‘방귀’ ‘물구나무’ ‘무감각’ 등 150개의 ‘달인’으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시청자에게는 웃음을 줬지만 본인은 아찔할 정도로 힘들었던 코너도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철봉의 달인’.

“오래 매달리는 달인이었어요. 너무 힘이 들어 ‘이러다 정말 죽겠다’ 싶었죠. 참다 참다 손가락이 저절로 펴지면서 떨어졌는데, 이대로 끝내면 재미없잖아요. 애드리브로 위기는 넘겼지만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만큼 힘들었고요.”

하루 2-3시간 정도 밖에 잠을 안자며 힘들게 활동하지만 그는 개그맨으로 일하는 수입만 받는다. 김병만은 류담, 송준근 등 10여명의 개그맨이 소속되어 있는 BM엔터테인먼트 대표다. 회사 수익금은 회사와 개그맨들을 위해 쓰고, 한 푼도 가져가지 않는다.

“어렵게 꿈을 이룬 만큼 미래를 위해 쓰고 싶어요. 후배 개그맨들과 함께 더 좋은 일에 위해서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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