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고향’열연지주연“서울대출신꼬리표연기로꼭뗄거예요”

입력 2009-09-1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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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위에서 권하는 아나운서 대신 연기자에 도전해 꿈을 이룬 신예 지주연. 서울대 출신이란 배경을 뛰어넘고 싶다는 그녀는 “연기만 보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임진환 기자|photolim@donga.com

신인연기시험전날아나운서시험탈락통보
“서울대 출신보다 이름을 먼저 알릴 날이 오겠죠.”

당당했다. 자신감 있는 말투는 출신 학교 등 배경에 대한 당당함이 아니라 자신이 그토록 바라고 원했던 일을 이뤄냈다는 성취감에서 나왔다.

‘서울대 얼짱’, ‘엄친딸’, ‘제2의 김태희’로 알려진 신인 연기자 지주연. KBS 공채 신인탤런트 21기인 그녀는 현재 1TV 일일 드라마 ‘다함께 차차차’와 2TV ‘연예가중계’에서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다. 또 최근 종영한 ‘전설의 고향’의 ‘가면귀’에서 주인공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주연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출신으로 타고난 미모와 재능으로 재학 시절부터 방송사 등에서 러브콜을 많이 받았다. 어릴 적부터 남다른 끼로 연기에 대한 관심은 많았다. 그러나 부모의 반대도 심했고 학업에 열중하자는 뜻에서 딴 마음을 먹지 못했다.

“부모님이나 주위의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에, 감히 표출을 못했어요. 그래서 공부에 열중했어요. 그러던 중 언론고시를 준비하다가 ‘2008 KBS 신인 연기자 선발’이라는 공고를 보고 ‘이거다’ 싶어서 부모님 몰래 시험에 응시했고, 3차까지 합격하게 됐어요.”

그녀는 연기자 선발 공고를 보기 전 이미 타 방송사 아나운서 시험에 응시해 4차까지 합격하고 마지막 관문만 남겨둔 상태였다. 그러나 신인 연기자 4차 시험 하루 전날, 아나운서 시험 불합격통보를 받았다.

“운명이다 싶었죠.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아나운서 시험을 똑 떨어지고, 있는 대로 보여주고 즐기자는 마음으로 편하게 응시한 신인 연기자 시험은 합격한거예요. 그때까지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는데, 연예인이 꿈이셨던 할머니가 ‘저렇게 반대해도 안 되니 그만 승낙해줘라’고 도와주셨어요.”

그동안 연기활동을 반대했던 부모가 그녀를 인정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종영한 ‘전설의 고향’이 방송된 후였다. 시청자들이 그녀의 연기에 대해 합격점을 보내고 부모와 주위에서 “어색하지 않다, 잘했다”라고 응원해줬다.

“잘하려는 욕심에 오버하지 않았을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주위에서 인정받으니깐 더 잘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반대가 심했던 만큼, ‘쟤는 연기자가 아니면 길이 없구나’라는 생각과 저에게 연기가 얼마나 절실한지 보여줄거예요.”

그녀는 자신의 이름 앞에 붙은 ‘서울대 출신’에 대한 생각도 달랐다.

“배경은 연기자로서 성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없어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는 연기를 인정받는 길 밖에 없어요. 이순재 선생님께 서울대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붙지는 않잖아요. 지금은 출신 학교가 지주연이란 이름보다 위에 있지만 앞으로는 위치를 바꿀 거예요. 10년 뒤에도 ‘서울대 출신’이라고 소개되면 저는 실패한 연기자죠. 지켜봐주세요. 배경을 뛰어넘어 연기자 지주연만 생각나게 할 겁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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