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지금필요한건아내”(인터뷰)

입력 2009-10-01 09: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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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 인터뷰.

사랑이 5대5일 순 없다. 어느 한쪽이 더 쏟아부을 수밖에 없고, 시간이 흐르다보면 받기만 하던 쪽이 더 주게 되는 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사랑이란 것은 이렇듯 주고받는 문제가 아닌 소중한 인연을 서로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의 문제인 듯하다.

배용준. 9월29일과 30일 이틀간 일본의 도쿄돔을 뜨겁게 달군 그를 공연이 끝나고 대기실에서 만났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인터뷰는 “오랜만에 마주하니 좋다”는 그의 뜻을 따라 예상보다 40분이나 길어진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두서없이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으나 화제가 달랐을 뿐, 배용준은 똑같은 메시지를 반복해서 말하고 있었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배용준 인터뷰.


그는 다시 “사랑하고 싶다”는 감정에 이끌려 드라마 ‘겨울연가’를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시켰고, “가족”이라 부르는 팬들에 대한 “사랑을 담아” 혼신의 책을 썼으며, 자신이 출연한 아파트 CF의 유명 구절을 재치 있게 인용해 “지금 필요한 건 아내”라고 했다.

직접 기획하고 쓴 책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부터.

배용준은 “책에도 썼지만 맛있는 것을 보면 문득 어머니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며 이렇듯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가족이다. 가족에 대한 그 마음을 전한 것”이라고 펜을 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가 가족이라 부르는 팬들에게 받은 사랑은 이틀간 9만석을 가득 채운 도쿄돔 이벤트의 열기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터. 그렇다면 왜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책을 쓰게 됐을까.

“어떤 것에 둘러싸여 내가 이 자리에 왔을까…. 어떻게 지내왔는지, 무엇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는지 그것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가 전통문화체험서라 밝힌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이 출간과 동시에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단지 배용준이 썼다는 상징적 의미 외에 자신을 진심으로 돌아보는 사색과 이를 통한 새로운 깨달음이 문장 곳곳에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30일 출판기념회에 앞서 배용준은 29일 애니메이션 ‘겨울연가’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처음엔 회의적이었으나 막상 애니메이션의 대본을 읽어보니 “아, 사랑하고 싶다”는 절절한 감정이 되살아났다는 그.

배용준 인터뷰.


“추억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게 ‘겨울연가’의 매력이라고 짚었던 것처럼 배용준 또한 어느 한때를 그리워하고 당시의 감정을 되찾고 싶다는 간절함에서 ‘겨울연가’를 다시 만나게 됐음을 담담하게 내비쳤다.

화제는 배용준의 일상으로 옮아갔다.

“3년 내엔 결혼하겠다”고 어느 시상식에서 공언한 뒤 벌써 2년이 흘렀고, 배용준은 자신이 출연한 CF의 카피를 인용해 “지금 필요한 건 아내”라고 말하면서도 유명세와 맞바꾼 “자유롭지 못한 삶으로 그게 생각보다 쉽진 않다”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인터뷰의 말미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을 곧 “점자책으로도 내놓겠다”는 이야기로 장식됐다. 그는 한동안 길렀던 머리카락을 자른 것에 대해서도 “나 혼자만 좋다고 고수할 순 없는 입장”이라는 솔직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배용준이 국내와 일본 나아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로 큰 사랑을 얻고 있는 비결을 두고 많은 의견이 오갔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결국 사랑은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의 문제라는 것을 배용준이 가족이라 부르는 팬들에게 “최선을 다해 실천했다”는 것이다.

도쿄(일본)|스포츠동아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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