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2011년 토끼들의 반란…제이레빗이 인디계로 뛰어든 이유는?

입력 2011-04-29 11: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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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리얼음악 들려드릴게요” 제이레빗(좌 정혜선, 우 정다운)은 앞으로도 자연스러움으로 사랑의 희노애락을 노래로 전달하고 싶다고 한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우리가 알려진 게 신기해요. 운 하나는 끝내주게 좋은가 봐요."

여성듀오 인디밴드 제이레빗(J.Rabbit). 제이레빗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가 탄생시킨 스타다.

보통 인디밴드라고 하면 길거리 공연이나 홍대 클럽에서 공연하면서 서서히 이름을 알리지만 이들은 디지털의 힘을 빌었다.

보컬 정혜선(25), 연주 정다운(25)은 지난해 11월 장난삼아 연습실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자신들의 노래 '요즘 너 말야', '내일을 묻는다'를 부르는 모습이었다. 영상은 입소문을 타더니 순식간에 조회수 60만을 기록했다.

음원을 소장하고 싶다는 누리꾼들도 늘어났다. 이들은 영상에 나오는 목소리를 그대로 담아 디지털 싱글 '테이크 원'과 '크리스마스 라이브'을 냈고, 2011년 3월에는 정식 음반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방송에도 진출했다. 4월부터 KBS 라디오 '옥주현의 가요광장'에 고정 출연을 하며 왕성한 활동을 시작한 것.

"보통 인디밴드들은 1년 동안 죽어라 공연해야 앨범을 낼 수 있거든요. 좋은 선생님과 저희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만난 덕택에 음반도 빨리 나올 수 있었어요. (다운)"

지금이야 옛말이라고 하지만, 유튜브로 이름을 알리기 전 이들의 음악 인생은 쉽지 만은 않았다. 밴드를 결성하고 카페나 클럽 공연을 하고 싶어 백방으로 뛰었지만, 경력이 없는 이들에게 공간을 내 주는 곳은 없었다.

"경력을 쌓으려고 지역방송에 나오는 벌레 죽이는 약 광고 음악, 정치인들이 선거 활동할 때 쓰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어요. 하하. (혜선)"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요” 유투브가 탄생시킨 제이레빗은 누리꾼들에게 달달한 카라멜 마끼야또 같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피아노가 전공인 정다운은 대학교 3학년 때 호주 브리즈번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 호텔 라운지부터 요양원에서도 피아노 연주를 하며 경험을 쌓았다. 워낙 연주에 욕심이 많은 정다운은 피아노를 비롯해 바이올린, 첼로, 기타 심지어 마림바도 연주할 수 있다.

제이레빗의 독특한 점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원 테이크 방식으로 앨범을 만든다는 것.

보통 가수들이 앨범을 준비할 때 좋은 음정과 정확한 박자를 위해 한 부분을 반복해서 불러 가장 좋은 것만 골라 음반에 싣는다. 그런데 제이레빗은 감정처리를 위해 한 번에 다 불렀다고 한다.

"물론 음정과 박자도 중요하지만 저희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이야기가 잘 전달되는 것이에요. 저희도 물론 박자랑 음정 때문에 영상을 다시 찍은 적도 있는데 느낌이 잘 살지 않아서 싣지 않았어요.(혜선)"

두 사람은 "디지털 음반을 낸 뒤에 SNS와 음악 관련 사이트를 통해 자신들이 소개가 되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가수 일락이 한 음악 사이트에서 이들을 보고 당시 자신이 DJ를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부르기도 했다.

이 뿐 아니다. 정규앨범이 나온 후 팬들이 제이레빗의 CD의 커버를 펼쳐놓고 음반을 샀다는 증거 사진을 찍어 올리는 운동도 한창이다.

현재 제이레빗은 5월 7일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예홀에서 열릴 예정인 단독콘서트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방송 출연도 더 늘여 대중에게도 한 발자국 더 다가갈 계획이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홍보 방법은 노래를 잘 부리고 열심히 음악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행복한 음악을 들려줘서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어요."

※ 오·감·만·족 O₂플러스는 동아일보가 만드는 대중문화 전문 웹진입니다. 동아닷컴에서 만나는 오·감·만·족 O₂플러스!(news.donga.com/O2)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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