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테이스티 “데뷔 3개월 전 세상 떠난 어머니 위해 최고의 듀오될 것”

입력 2012-09-05 09: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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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넘버원 퍼포먼스 듀오를 꿈꾸는 테이스티
●JYP에서의 5년…“눈물 흘렸지만 성장할 수 있었던 친정집”
●“클럽가서 춤 자랑? 함성은 오직 무대에서만”


‘너 나 알아?’

힙합듀오 듀스의 뒤를 잇겠다는 신인 ‘데칼코마니’ 듀오의 출사표다.

“쌍둥이 댄스 듀오인 우리는 사람이 많지 않아도 두 사람의 팀워크가 잘 맞으면 그룹 못지않게 멋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아시아 넘버원 퍼포먼스 듀오가 될 겁니다.”

퍼포먼스 듀오 테이스티(Tasty)는 대룡과 소룡, 쌍둥이 형제로 이뤄져 있다. 언뜻 봐서는 누가 누군지 구분 할 수 없는 두 형제는 멤버 구별법으로 “헤어스타일”과 “얼굴형, 이미지”를 꼽았다.

상대적으로 동그란 얼굴형에 화려하게 머리카락을 염색하고 자유분방한 이미지를 가진 멤버가 5분 먼저 세상을 본 형 대룡이다. 동생 소룡은 대룡보다 단정하고 차분한 이미지다.

테이스티는 지난달 9일 미니앨범 ‘스펙트럼’을 발표하고 가요계에 데뷔했다.

‘스펙트럼’은 신예 프로듀서 알파벳(Rphabet)이 전곡을 작사· 작곡하고 편곡했으며, 타이틀 곡 ‘너 나 알아’를 포함해 ‘스펙트럼’, ‘솔로’, ‘부스터’ 등 4곡이 수록돼 있다.

타이틀곡 ‘너 나 알아’는 팝, 일렉트로, 덥스텝, 힙합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섞어 재창조한 퍼포먼스 중심의 곡이다.



▶ 두 형제의 와신상담(臥薪嘗膽)

테이스티는 데뷔 당시 퍼포먼스와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이라는 점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들은 19살이던 2006년 처음으로 본 JYP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에서 합격한 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연습생으로 활동했다.

그사이 미국에서 비욘세(Beyonce),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 니요(Ne-yo) 등 유명 팝가수의 춤을 담당한 안무가들과도 친분을 쌓으며 퍼포먼스의 폭을 넓혔다.

긴 공백을 깨고 컴백한 박진영의 무대에 백업 댄서로도 활약하며 가수 데뷔가 눈앞에 와 있는 듯했다.

“첫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꿈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5년이 흘러가더라고요. 아이돌 가수를 꿈꾸는 연습생은 보통 22살이 지나면 자신감이 급격히 떨어져요.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땐 실력도 부족했고 준비도 덜 됐던 것 같아요. 마음만 굉장히 급했었어요.” (소룡)

어려서부터 집에 있는 작은 거울을 보며 춤 동작을 맞춰온 두 형제에게는 5년간 이어진 연습생 생활이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었다. 그들은 함께 연습하던 절친 미쓰에이가 데뷔와 동시에 큰 사랑을 받자 “그때는 우리가 방송에 나온 것처럼 감격스러웠다. 미쓰에이도 우리 첫 방송 때 케이크를 들고 축하해주러 왔다. 밥도 많이 사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우리한테는 기회가 언제 오지? 정말 부러웠다”라는 속내를 내비쳤다.

그래서였을까. 테이스티는 JYP와 계약이 끝나고 새 소속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칩거했다. 친구들과 운동을 하는 게 전부였다. 무대나 함성이 그립지 않았냐고 묻자 “사무치게 그리웠다. 하지만 함성은 다른 곳이 아닌 오직 무대에서만 듣고 싶었다”고 답했다. 무대에 대한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찾아왔다. 결정적인 순간은 우연한 인연을 통해 이루어졌다. 박진영의 백업 댄서로 활동하던 시절 잠시 만났었던 관계자가 그들의 현 소속사 대표가 됐다.



▶ 아시아 넘버원 퍼포먼스 듀오를 꿈꾸는 테이스티

각고의 노력 끝에 얻은 열매는 달았다. 새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약 1년 뒤 바라고 바라던 무대에 설 수 있게 됐을 때 두 사람은 “올라가서 우리가 누군지 보여주자”며 각오를 다졌다. 무대에서 음악이 켜지길 기다리는 짧은 순간 지난 6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흘렀다.

“떨리는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기뻤지만 들뜨진 않았어요. 무대를 마친 뒤에는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많구나!’라고 느꼈죠.” (대룡)

테이스티는 가수 비(RAIN)를 꿈꿨다. 남자 솔로 가수 하면 비를 떠올리듯 듀오 하면 테이스티를 생각해주길 바랐다.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두 아들의 데뷔만을 기다리며 자신의 삶을 바친 어머니를 위해서다. 살아계셨다면 가장 기뻐하셨을 어머니는 두 아들이 가수로 데뷔하기 3개월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만날 울었어요. 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꼭 해내는 걸 보고 싶어 하셨어요. 아들 자랑하는 낙으로 사셨던 어머니였기 때문에, 주위 분들에게 엄마가 거짓말한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어요. 하늘 가셔서도 아들 잘 키웠다는 말 듣게 해 드리고 싶었거든요. 최고의 퍼포먼스 듀오가 되는 걸 어머니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크고 작은 무대 하나하나가 행복인 테이스티다. 두 사람은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팬 여러분” 때문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방송 때마다 오셔서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무대에서 보여 드릴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로 보답할게요. 지켜봐 주세요.”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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