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조 걸그룹 와썹.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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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은 팀이 가요계에는 없잖아요.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거죠.” (나다)

걸그룹 와썹(Wa$$up)은 가요계에서 ‘단 하나’를 추구하는 팀이다. 남들과 ‘같음’을 거부하고 ‘차별성’을 강조한다. 나다 나리 다인 수진 우주 지애 진주로 이뤄진 와썹은 즐길 줄 아는 친구들이 모여 ‘하나’가 됐다.

그들은 등장부터 떠들썩했다. 지난 8월 데뷔를 알리며 공개한 영상은 지상파에서 심의 불가 판정을 받았다. 무대 역시 수정이 불가피했다. 안무와 의상이 방송에 부적격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엉덩이를 좌우 앞뒤로 털듯이 추는 ‘트월킹’ 안무는 대중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음과 동시에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대에 오른 와썹은 조금 달랐다. 영상과 비교해 안무와 의상 모두 얌전했다. 하지만 실력은 예상한 것 이상이었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트월킹’은 미국에서도 섹시 심벌 스타나 수준급의 안무가들이나 추는 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유분방함 속에서 무대를 휘젓고 다니는 모습은 신인 걸그룹이라 믿기 어려웠다. 이들은 실력으로 논란을 잠재웠다. 뻔한 틀을 부수고 나와 자신들의 모습 그대로를 내보이며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다. 비슷비슷한 아이돌 무리에서 특이 유전자가 발견된 것.

이후 와썹은 디지털 싱글을 차례로 발매하며 자신들의 음악 색깔을 홍보하고 나섰다. 그중 하나가 지난 11월 발매된 ‘놈놈놈’이다. ‘놈놈놈’은 힙합을 기반으로 발랄한 멜로디와 래핑이 어우러진 곡으로 와썹만의 건강한 매력을 강조하고 있다.

“아직 소감을 말할 정도로 무언가를 이룬 것 같지는 않아요. 결과가 어떻게 됐든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고, 아직도 달리는 중이죠. 다만 저희를 믿고 사랑해준 팬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어요.” (다인, 나리)

7인조 걸그룹 와썹.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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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썹은 또래의 소녀들처럼 장난기와 웃음이 많았다. ‘통통’을 ‘똥똥’으로 발음하는 허당 매력도 있다. 여성 특유의 수다 본능도 다분했지만, 당당하면서도 명확하게 말을 했고 매 순간 집중력도 좋았다. 한마디로 말해 7인 7색의 ‘끼’가 넘쳤다.

이러한 와썹의 매력은 섬세한 여성 팬들이 먼저 알아봤다. 진주는 “우리가 추구하는 스타일이 힙합이고 파워풀한 퍼포먼스가 주무기다 보니 남성 팬보다 여성 팬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예쁜 모습만을 강조하거나 레이스 달린 공주풍 콘셉트를 시도할 마음은 없다. ‘가짜’는 금세 들통 나고 거품은 쉽게 사라지기 때문이다.

비주얼만 보면 가장 ‘센 언니’일 것 같은 나다와 지애는 “우리가 세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는 언제든지 놀 준비가 되어있을 뿐이다. 언제 어디서든 신 나게 놀 수 있는 활화산 같은 친구들이 모여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나는 세다’고 마인드컨트롤을 해요. 무대에 오르기 전 메이크업을 마치고 준비가 끝난 멤버들을 보면 ‘나도 이들과 함께’라는 생각에 더 강해지는 느낌이죠. 멤버들을 보면 정말 든든해요.”(나리, 수진)
7인조 걸그룹 와썹.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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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강해 보이는 멤버들의 실제 성격은 어떨까. 숙소에서 함께 지내는 멤버들은 “의외로 여성스럽다”며 입을 모았다. 나다는 아침을 커피로 시작하고 일기도 꼬박꼬박 쓰고 있다. 다른 멤버들 역시 작은 일에 마음 졸이고 사소한 일에 눈물 흘리는 ‘보통’ 여자다.

“새로운 것이 등장했을 때 이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퍼포먼스와 캐릭터 모두 그런 것 같아요. 분명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질 것이고,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이 춤이 다이어트와 운동에 매우 좋아요.” (다인, 우주)

이들의 무대에 ‘강렬함’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힙합 음악과 섹시 퍼포먼스에 전통놀이를 가미한 안무를 곳곳에 배치했다. 와썹은 고무줄놀이와 줄넘기, 널뛰기, 딱지치기 등 전통놀이를 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변형시킨 안무를 무대 위에서 선보인다.

와썹은 그룹 신화를 롤모델로 오래오래 함께 즐겁게 활동하고 싶다. 어려서부터 신화의 팬이었다는 그들은 “멤버들끼리 사이좋은 모습도 보기 좋고, 신화를 떠올리면 ‘재미있다’ ‘잘 놀 거 같다’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점을 닮고 싶다”며 “여자 그룹의 새로운 신화를 써내려 가는 팀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전에도 없었고 현재에도 없고, 미래에도 없는 ‘와썹’이라는 고유명사가 되고 싶어요. 우리만의 색깔로 롱런하는 그룹이 될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고 사랑해 주세요.” (모두)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사진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