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보다 큰 우리 아이…혹시 ‘성조숙증’ 아닐까

입력 2014-07-17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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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판도 일찍 닫혀…조기 치료 중요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주부 이모(42)씨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이씨는 지난해 딸이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또래보다 키가 컸기 때문에 잘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에 안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입학이후 딸은 1년간 성장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가슴에 몽우리가 생기며 유방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딸을 데리고 성장클리닉의 문을 두드렸다. 전문의는 이씨의 아홉 살 딸에게 ‘성조숙증’ 진단을 내렸다.

성조숙증이란 성호르몬 과잉으로 2차 성징이 사춘기 이전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여아는 만 8세 전에 유방발달이 시작될 경우 남아는 만 9세 전에 고환이 커지면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성조숙증 아이는 또래와 비교해 키가 크고 건강해보이지만 성장이 빠른 만큼 성장판도 일찍 닫힌다. 따라서 성인이 되었을 때 또래에 비해 키가 작을 가능성이 높다.

성조숙증에는 진성과 가성이 있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진성 성조숙증이다. 진성 성조숙증은 성선자극호르몬 의존성 성조숙증이라고도 불린다.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생식선으로 이어지는 호르몬 분비축이 성장 시기보다 일찍 발달해 생기는 중추성 성조숙증이다. 진성 성조숙증을 앓을 경우 사춘기가 또래보다 빠르다.

성조숙증은 유전적 요인이 70∼80%를 차지한다. 환경호르몬과 비만,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자녀의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난다면 방학을 이용해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골연령과 성장판 검사는 물론 진성 성조숙증 여부와 2차 성징 시작시기, 진행속도, 성선스테로이드 노출 유무, 가족력 등이 체크된다.

성조숙증은 호르몬 주사치료로 치료할 수 있다. 인체 내 존재하는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해 성조숙증의 진행을 더디게 만든다. 약제를 투여하면 성장속도가 감소하고, 2차 성징도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진성성조숙증 진단 ▲골연령이 또래에 비해 2세 이상 많은 경우 ▲예측 성인신장이 150cm 미만 ▲유전적 목표신장에 비해 예측 성인신장이 10cm이상 작을 때 ▲심각한 정신적 문제나 감각적으로 미숙한 상태에서 생리가 시작, 이 중 3가지 이상 해당되면 전문가와의 상담 후 주사치료가 필요하다.

키우리성장클리닉 신정연 원장은 “부모의 유전적 목표신장이 크고, 성조숙증 시작 직후 골연령이 나이에 비해 적을수록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치료 시작 시기가 빠를수록 좋은데 골연령을 기준으로 여아는 만 12∼12.5세, 남아의 경우 만 13세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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