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똥말 ‘차밍걸’, 새로운 도전 나서다

입력 2014-07-20 1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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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전 전패’의 한국경마 최다연패 기록을 세우고 지난해 9월 은퇴했던 경주마 ‘차밍걸’의 새로운 도전이 화제다.

‘차밍걸’은 19일 경북 상주 국제 승마장에서 열린 2014국산마승마대회 장애물경기에 경기용 승용마로 데뷔전을 치렀다. ‘차밍걸’이 데뷔전을 가진 장애물 경기는 말과 기승자가 호흡을 맞춰 1m 높이의 인공 장애물 10개를 경로에 따라 넘는 경기다.

‘차밍걸’은 이 대회에서 비월 기술, 자율성, 속도, 복종성을 평가받았다. 사람으로 치면 육상 스프린터가 은퇴 후 에어로빅 선수로 변신해 첫 출전한 셈이었던 만큼 성적은 좋지 않았다. ‘감점 27’로 재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예선 탈락했다. 하지만 ‘차밍걸’은 승용마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차밍걸’은 경주마로 뛰는 동안 ‘위대한 똥말’로 불렸다. 2008년 데뷔해 6년간 총 101회 경주에 출전, 1승도 못 올리고 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연패 기록이 늘어날수록 경마팬들의 관심은 오히려 높아졌다. 1등은 못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모습이 서민과 닮았다는 것이 팬들이 ‘차밍걸’에 열광한 이유였다. 101회 출전은 한국 경주마 최다출전 기록이기도 하다.

세계신기록을 두 번이나 경신하고도 정작 6차례 올림픽에선 메달과의 인연을 맺지 못한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규혁은 ‘차밍걸’의 감동스토리에 “매일매일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차밍걸’을 늘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차밍걸’과 호흡을 맞춘 류은식(19) 선수는 “경주마와 마장마술마는 사용하는 근육 자체가 다르다. ‘자밍걸’은 지난해 말부터 승마훈련을 시작해 이제 경기용 말로 첫 발을 내디딘 만큼 성적에 상관없이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KRA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용산 화상경마장 이전 문제로 경마가 도박으로 매도당하고 있지만 ‘똥말’ 차밍걸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경마가 스토리가 있는 스포츠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승용마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차밍걸을 위해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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