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향기나는 옛 골목길, 시간아 멈춰라

입력 2016-11-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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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가 11월에 추천하는 ‘가볼만한 곳’의 테마는 ‘사람 향기 물씬 나는 골목길을 찾아서’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차분하게 즐기는 슬로우투어에 어울리는 대전 소제동 철도관사촌 골목을 어린 아이가 뛰어가고 있다.(사진 ■1) 올망졸망한 초가지붕이 가을에 더욱 운치를 주는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사진 ■2) 일본식 건물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주는 경주 감포 해국길 모습.(사진 ■3)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늦가을 가을여행 어디로 갈까?

수원 행궁동 벽화 구경 후 통닭 한마리
원주 중앙시장 골목 사이 예쁜 상가들
경주 해국길·순천 철도문화마을도 굿

‘느긋하게 즐기는 슬로우 투어에는 골목길 탐방이 제격.’

한국관광공사가 매달 추천하는‘가볼만한 곳’의 11월 테마는 ‘사람 향기 물씬 나는 골목길을 찾아서’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차분하게 즐기는 슬로우투어로 저물어가는 가을을 즐기자는 제안이다. 이런 테마에 맞춰 추천한 곳은 6곳.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에도 인기가 높은 서울 경복궁 옆 서촌을 비롯해 수원 행궁동 골목, 원주 미로예술시장 등 저마다 지역의 특색과 시간이 멈춘 듯 한 옛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들이다.


●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경복궁 옆동네, 서촌(서울 종로구 효자로·자하문로·필운대로)

경복궁 서문 영추문을 끼고 청와대까지 이어지는 효자로 왼편, 청운동·효자동·창성동·통의동·신교동·통인동·옥인동·체부동·누상동·누하동·사직동 일대를 말한다. 서촌 탐방은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시작한다.

자하문터널 방면으로 이어지는 자하문로를 중심으로 서쪽과 동쪽을 나눠 돌아보면 편하다. 서쪽은 오밀조밀한 골목을 따라 옛 정취가 남아있는 풍경을 만날 수 있고, 동쪽은 미술관과 갤러리가 많다.


● 벽화마을과 통닭거리의 재미, 행궁동 골목(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수원 화성 일대의 장안동, 신풍동, 북수동, 남창동, 매향동, 남수동, 지수동 등 12개 동을 가리킨다. 1997년 수원 화성이 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후 개발규제로 발전이 정체됐다. 그런데 주민, 시민단체, 예술가들이 뜻을 모아 벽화를 그리면서 골목이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행궁동 골목은 벽화마을과 공방거리, 수원통닭거리, 지동시장 등 특색에 따라 다양하다.


● 시장 골목에 불어온 젊은 바람, 미로예술시장(강원도 원주시 중앙시장길)

원주중앙시장 2층의 미로예술시장은 이름처럼 미로 같은 골목이 특징이다. 낡고 인적이 드문 상가가 젊은 예술가들을 만나 예술시장으로 거듭났다. 미로를 헤매다가 마음에 드는 가게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이곳과 함께 치악산 구룡사의 금강소나무길, 연세대 원주캠퍼스길, 박경리문학공원, 원주한지테마파크 등도 함께 즐기면 좋다.


● 대전의 옛 영화를 만난다, 원도심 여행(대전 중구 중앙로)

대흥동·선화동·은행동·중앙동 일대는 대전광역시의 옛 중심지로‘대전 원도심’이라 불린다. 대전근현대사전시관과 대흥동 일대가 여행의 중심이다. 80년간 충청남도청으로 사용된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은 등록문화재 18호(대전 충청남도청 구 본관)다. 대흥동 일대는 여행자의 성지로 불리는 카페 ‘도시여행자’를 비롯해 문화와 예술이 결합된 카페, 가볍게 둘러볼 수 있는 갤러리와 공방이 많다.


● 가을 정취 물씬한 해국 벽화길(경북 경주시 감포읍 감포로8길)

경주 감포공설시장 건너편에 자리한 해국길은 1920년대 개항 이후 일본인 이주 어촌이 형성된 곳으로 당시 가장 번화한 거리였다. 일본 어민이 살던 ‘다물은집’을 비롯해 적산 가옥과 옛 창고, 우물, 목욕탕 건물 등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해국길에서 나와 감포항 북쪽 송대말등대를 거쳐 문무대왕릉까지 드라이브를 즐긴 뒤 감은사지와 경주 시내를 여행하는 일정도 좋다.


● 문화와 사람이 어우러진 순천 마을 여행(전남 순천시 조곡동)

순천 조곡동의 철도문화마을은 80년이 넘는 철도역사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고, 순천제일대학교 옆 남제골 벽화마을에서는 순천의 과거와 현재를 볼 수 있다. 600년 역사의 낙안읍성 민속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외각으로 나가면 화려한 갈대밭을 보여주는 순천만 습지를 비롯해 순천만 국가정원, 선암사 등이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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