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이 없으면 대박도 없다고 했다. 선행형은 끝까지 순위유지가 힘들고 기복이 많지만 불규칙한 입상주기 덕분에 가끔 고배당이 터진다. 최근 몸 상태가 좋은 선행형을 주목하면 고액배당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하수용·이일수·윤창호도 요주 인물
기복 심하지만 때때로 고배당 터져
경륜선수는 각질에 따라 지구력형과 순발력형으로 나뉜다.
선행승부를 즐겨하는 지구력형은 추입을 선호하는 순발력형에게 곧잘 역전을 허용하며 자주 남 좋은 일을 시켜주지만 최근에는 컨디션 좋은 복병급 선행형의 예상 밖 선행이 먹히면서 고배당 경주가 자주 나온다.
5일 창원 3경주에 출전했던 김경환(11기·35)이 좋은 예다. 가끔씩 기습으로 선행을 잡아나갔던 김경환은 이날 경주에서도 작심한 듯 앞만 보고 내달렸다. 뒤를 따르던 김재웅, 이규백, 이흥주를 막아내며 쌍승 964.3배의 초고배당 우승을 차지했다. 2007년 12월 이후 무려 9년 만에 맛본 두 번째 우수급 우승이었다. 김경환은 6일 경기에서도 창원 후배 조택 앞에서 선행 2착을 하며 전날의 우승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김경환은 최근에 두각을 나타낸 사례다. 우수급 하수용(13기·36), 이일수(12 기·35), 윤창호(18기·36), 선발급 박태호, 고재성(이상 11기)은 2∼3개월 전부터 급상승세를 타며 요주의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하수용은 9월2일 광명 8경주가 전환점이었다. 인기순위 6위로 존재감이 미미했던 하수용은 강축 김주동을 피해 부담 없이 선행에 나선 뒤 단 한차례 역전도 허용하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쌍승 562.6배 배당이 터졌다.
자신감이 급상승한 하수용은 다음날에도 초주선행에서 그대로 시속을 올리며 2착, 쌍승 286.9배 고배당을 만들어냈다. 상승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0월9일 창원, 22일, 23일 광명에서 선행, 젖히기를 섞어가며 3승을 추가했다. 6일 경기에서도 쌍승 42.6배를 선사하며 추입 1승을 추가했다. 전천후 활약 덕분에 최근 12경기에서 우승 5회, 2착 3회, 3착 2회를 했다.
이일수도 성적과 배당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9월10일 경주에서 인기순위 5위에 불과했던 이일수는 선행형 강자 장보규가 내선에 묻히자 반주전 젖히기를 성공시키며 쌍승 200.6배의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다음날에도 선행형 고요한보다 빠른 타이밍에 선행승부를 하며 쌍승 103.3배를 선사했다. 상승세는 10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9일 부산, 16일 광명에서도 승수를 추가했고, 강축 박훈재를 잡아냈던 16일은 쌍승 42.1배까지 나왔다.
박태호도 2착의 한계를 벗어나 우승횟수를 늘려가고 있다. 8월7일 창원 결승에서 타종선행에 나섰던 박태호는 후미의 선수들이 엉키면서 낙차까지 발생하자 쌍승 230.8배를 터뜨리며 행운의 우승을 차지했다. 10월8일에는 김우병과의 힘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쌍승 68.8배 우승을 거머쥐었다. 다음날에는 11기 동기 김창제를 챙기는 여유까지 보이며 1승을 추가했다.
전주팀 고재성과 윤창호도 선행능력을 보강하면서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6월 낙차 부상에서 회복한 고재성은 9월11일 창원에서 쌍승 66.6배를 터트리며 우승스타트를 끊더니 10월7일 부산, 23일 광명에서도 승수를 챙겼다. 윤창호도 10월부터 본격적인 발동이 걸렸다. 10월16일 광명에서 선행 2착(쌍승 156.7)을 시작으로 2주 뒤 창원에서 2∼2∼1착을 했다. 평소 마크추입 위주였던 윤창호는 선행형으로 탈바꿈하며 성적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경륜전문가들은 “초, 중반 힘을 몰아서 써야하는 선행형은 막판까지 시속 유지가 힘들고 초반타이밍 잡기도 어려워 기복이 심하지만 불규칙한 입상주기 때문에 고배당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고배당을 노리는 고객들은 최근 몸 상태가 좋은 선행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