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지석 “비트 연산의 탄생…나름 치열한 노력의 산물”

입력 2017-05-30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지석은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폭군 연산군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김지석의 재발견’이란 평가를 이끌어냈다. 사진제공|제이스타즈엔터테인먼트

■ MBC 사극 ‘역적’ 마친 김 지 석

익히 알려진 캐릭터라 나만의 연산 고민
처용무도 배우고 연산이 쓴 시도 찾아봐
늘 인정과 사랑 갈구한 연산…나와 비슷

최근 종영한 MBC 사극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의 최대 수혜자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김지석(36)이다. 극중 폭군 연산을 재해석해 ‘김지석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주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 출연하며 밝고 코믹한 모습을 선보였고 실제 성격도 크게 다르지 않아 시청자가 잘 알고 있는 ‘희대의 폭군’을 그가 어떻게 그려낼지 관심사였다. 김지석은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연산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 주인공 홍길동보다 더 주목받았다. 평소 인터넷 댓글이나 시청자 반응에 무신경했던 그는 이번엔 처음으로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나 누리꾼 평가를 모두 찾아봤다. 그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더니”라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나아가 ‘비트 연산’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극중 장녹수의 장구춤에 맞춰 ‘비트’를 타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고, 이는 짧은 동영상으로 만들어져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런 별명이 생긴 게 처음이라 정말 신기했다. 익히 알려진 캐릭터에 워낙 많은 선배들이 연기했던 터라 어떻게 하면 나만의 것으로 만들까 고민을 많이 했다. 혹시 촬영 때 쓰일지 몰라서 처용무와 장구를 배우고 연산이 썼던 시도 찾아보는 등 나름대로 치열하게 노력을 많이 한 덕분이다.”

연기자 김지석. 사진제공|제이스타즈엔터테인먼트


김지석이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연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랑받고 있을 때 더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데뷔 이후 처음 접해본 뜨거운 관심과 인기를 오랫동안 누리려는 듯 보였다. 오랜 조연 생활이나 ‘서브 남주’ 대한 아쉬움 때문이 아니다.

“촬영 분량이나 타이틀은 중요치 않다. 작품의 메시지가 있고, 맡은 캐릭터가 거기에 부합하느냐 안 되느냐가 핵심이다. 전작 ‘추노’, ‘로맨스가 필요해’ ‘또 오해영’처럼 좋은 작품에 내가 있었던 것이다.”

또 하나, 연산과 자신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물론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자신과 그렇지 못한 연산은 차이가 있지만, “늘 인정받고 싶고, 뭔가를 갈구하며 목말라 하는 점이 비슷하다”고 했다.

“연산이 (홍)길동이처럼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을 받았다면 어땠을까. 참된 교육을 받고 형제와 가족의 사랑을 받았다면 그런 사단이 났을까 싶다. 저도 배우로서 늘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고 목말라 했다.”

갈증 탓일까. 요즘 그는 ‘혼술’(혼자 술을 마시는 것)이 늘었다고 털어놓았다. “소주 3∼4병”이 주량인 그는 집에 혼자 있을 때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술을 마신다.

“술을 많이 마시지만 주사가 없다. 절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하하! 술은 외로움을 달래준다. 이제 결혼이 급한 나이가 됐다.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가면 누군가 맞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연애세포가 다 죽어가기 전에 연애도 하고 싶고, 빨리 결혼도 하고 싶다.”


● 김지석


▲1981년 4월21일생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석사 ▲2001년 5인조 그룹 ‘리오’로 데뷔 ▲2004∼2005년 MBC 시트콤 ‘아가씨와 아줌마’ ‘논스톱’ ▲2006년 KBS 2TV ‘포도밭 사나이’ ‘일단 뛰어’ 영화 ‘미녀는 괴로워’ 등 ▲2010년 KBS 2TV ‘추노’ MBC ‘개인의 취향’ 등으로 관심 ▲2007년 KBS 연기대상 남자신인상(미우나 고우나) ▲2009년 제17회 춘사대상영화제 공동연기상(국가대표)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