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포트] 툭 걸친 멋, ‘로브’

입력 2017-09-0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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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자마 패션은 편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매력을 동시에 발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늘거리는 실크 소재의 로브나 셔츠형 파자마 스타일로 ‘가을 멋쟁이‘에 도전해보자. 사진제공| 버버리

무릎 밑까지 오는 ‘로브’…내추럴한 매력
실크·레이스 등 부드러운 소재 섹시미도
하의는 청바지로…가죽바지 매치땐 시크


잠옷의 ‘반란’이다. ‘잠옷’이 침실에서 나와 거리를 점령했다. 스타들은 물론 ‘패션 좀 안다’는 사람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잠옷’을 입고 외출에 나선다. 자유분방한 느낌부터 스타일리시한 멋까지 살릴 수 있는 ‘잇’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저 사람 설마 잠옷 입고 나온 것 아니야?”라며 ‘뜨악’하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이젠 당당히 즐길 때가 왔다. 봄부터 조성된 ‘잠옷 바람’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니까.


● ‘로브’ 혹은 ‘셔츠’, 우아한 외출복이 되다

여기서 잠옷은, ‘파자마’ 패션을 일컫는다. 파자마는 남녀 모두 입을 수 있는 상의와 바지로 된 서양식 잠옷을 뜻한다. 남성들은 ‘셔츠형’ 파자마 패션을 즐겨 입고, 여성들 사이에서는 가운 스타일의 ‘로브’(robe·무릎 아래까지 오는 느슨한 가운)가 인기다. 고가의 해외 명품부터 실속 있는 ‘인쇼’(인터넷 쇼핑몰)의 상품까지 종류만 수백 가지다.

로브는 여름철에는 슬립원피스처럼 입어서 좋고, 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 때 얇은 카디건 대용으로도 제격이다. 허리를 느슨하게 묶어도 멋스럽고, 끝을 여미지 않고 오픈 시켜 입으면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실크나 레이스 등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어지다 보니 여성스러우면서도 섹시함까지 살릴 수 있다.

한창 인기리에 방송중인 JTBC ‘효리네 민박집’이 프로그램 자체보다 더 유명해진 것도 ‘이효리의 가운’, 즉 로브다. 평소 패셔니스타로 인정받는 이효리는 집 안에서나 외출할 때나 로브를 걸쳐 입는다. 잠옷의 특성인, 편안하면서도 내추럴한 멋스러움이 잘 묻어난다.

한고은 역시 최근 ‘공항패션’으로 로브를 선택해 주목받았다. 그는 버버리 비스트 컬렉션의 실크 랩 드레스를 걸쳐 입어 로브 스타일로 연출했다. 한고은의 도회적인 이미지와 스타일리시한 로브가 잘 어울렸다.

‘잠옷’을 여자들만 입으라는 법은 없다. 방송인 김영철은 최근 로브 ‘전도사’가 됐다. 유명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실장의 도움으로 뒤늦게 패션에 눈을 뜬 그는 일주일 내내 로브를 입고 다닌다. 180cm가 넘는 큰 키에 어울리게 화려한 패턴부터 스트라이프까지 모두 소화해낸다.

한 실장은 “로브는 롱셔츠라고 생각하면 코디하기 쉽다”며 “계절을 가리지 않고 평소에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는 로브 안에 카라 달린 셔츠는 입지 말라”고 조언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셔츠형’ 파자마를 선호한다. 그룹 빅뱅의 태양이 현재 방송중인 MBC ‘나 혼자 산다’에서 파자마 패션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그는 하루에 3번이나 파자마를 갈아입을 정도로 파자마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네크라인이 깊게 파여 있고 옷깃과 끝단 등 테두리가 파자마 컬러와 다르게 처리 되어 있다. 일종의 ‘포인트’ 같은 느낌을 준다.

김영철은 연예계 대표적인 로브 마니아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의 도움으로 뒤늦게 패션에 눈을 뜬 그는 일주일 내내 로브를 입고 다닌다. 사진제공|김영철 인스타그램



● “청바지와 가장 잘 어울려”

가운 형태의 로브나 셔츠형 파자마는 어디에도 잘 어울린다. 로브는 길이감이 있어 그 안에 핫팬츠를 입어도 예쁘다. 그래도 두 가지 모두 잘 소화할 수 있는 하의는 청바지다. 깔끔하면서 멋을 강조할 수 있다. 가죽바지를 함께 입으면 시크한 매력을 높일 수 있다.

한 실장은 “개인적으로 데님 재킷 안에 로브를 입는, 레이어드 스타일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로브 위에 재킷을 입으면 재킷 밖으로 자연스럽게 로브가 보이면서 재킷의 단조로움도 피할 수 있다.

로브는 기장이 긴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활동하기에 거추장스러울 수 있지만, 멋을 위해서는 “귀찮아도 참아야 한다”는 게 한 실장의 조언 아닌 조언이다. 로브 자체가 활동할 때 매력이 돋보이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잊지 말아야하는 것도 있다. 파자마 스타일이라고 해도 절대 잠옷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상의와 하의 모두 같은 소재나 컬러를 선택하면 진짜 잠옷처럼 보일 수 있다. 소재나 소재의 두께 등을 이용해 믹스하면 수월하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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