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 기자의 Tourology] 홍콩의 가을에 취하다

입력 2017-11-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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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와인과 음식, 그리고 홍콩의 명물 야경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인기 높은 ‘와인 앤 다인 페스티벌’은 11월 내내 계속되는 ‘그레이트 노벰버 축제’의 개막행사격인 이벤트이다.(위쪽) 도심 트레킹 코스로 오래전부터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빅토리아 산 ‘더 피크’ 트레킹은 시내 전망과 우거진 숲속 산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홍콩 여행의 숨은 매력지다. 홍콩|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색다른 재미가 있는 ‘11월의 홍콩’

밤에는 야경과 먹거리 축제
낮에는 빅토리아 산 트레킹

와인 페스티벌 시작으로 한달 간 미식잔치
샴페인 한 잔하며 야경 감상…완벽한 힐링

빅토리아 산에 올라가면 시내 전경 한눈에
2시간 코스…길도 험하지 않아 초보도 OK


예전에는 11월이 해외여행의 비수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여름휴가철의 번잡함을 피해 상대적으로 여유롭다며 해외여행의 적기로 꼽는 사람들이 많다. 쇼핑과 시티투어로 대표되는 홍콩도 11월에 색다른 모습으로 바뀐다. 우리네 늦여름 초가을 수준의 돌아다니기 좋은 기온에 맞춰 미식가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메가 이벤트가 한 달 내내 열리고, 도심과 외각에 있는 트레킹 코스에는 바다와 산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풍광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 눈과 입으로 즐기는 11월의 미식잔치

홍콩은 11월에 각종 음식 관련 행사를 연속 진행하는 ‘그레이트 노벰버 축제’가 열린다. 이 11월 미식 축제의 개막은 매년 10월 마지막 주에 열리는 ‘와인 앤 다인 페스티벌’이다. 10회를 맞은 이벤트로 이름 그대로 와인과 그에 어울리는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올해는 10월26일부터 29일까지 홍콩 센트럴 하버 프런트에서 열렸다. 약 400여개 와인과 음식 관련 업체가 참여하는데, 방문객이 14만여명일 정도로 홍콩을 대표하는 메가 이벤트다. 입장할 때 와인 잔을 하나씩 주는데, 이것을 들고 미리 충전한 스마트 카드로 와인과 음식을 즐기며 홍콩 가을밤을 느끼는 것이 축제의 매력이다. 행사장 너머 화려한 불빛의 도심 고층빌딩 야경은 이 축제서만 만날 수 있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와인 앤 다인 페스티벌’이 끝나면 11월부터 갑각류 음식 축제(Crabalicious)가 기다린다. 한달 내낸 진행하는 이 이벤트에서는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아크라메(Akrame), 예 상하이(Ye Shanghai) 등의 레스토랑들이 게로 만든 각종 세트 메뉴를 선보인다.

침사추이에 있는 하버시티에서는 와인과 게 요리가 어우러진 ‘스파클링 선셋 하버시티’(Sparkling Sunset @ Harbour City)를 12일까지 목요일부터 주말에 걸쳐 진행한다. 100 홍콩달러로 게살 스낵 3종과 샴페인 3잔을 맛보며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이밖에 나이트라이프의 상징 란콰이퐁에서는 11일과 12일 이틀간 야외 축제가 열리는데, 이때 이 지역을 방문하면 홍콩 최대 규모의 길거리 파티를 만날 수 있다.


● 고층빌딩 숲 내려다보며 거니는 도심 트레킹


홍콩에는 사이쿵과 신계지역에 걸친 유네스코 글로벌 지오파크를 비롯해 도심과 교외 지역에 여러 개의 하이킹 코스와 자전거 코스가 있다. 윌슨 트레일을 빼면 난이도도 그리 높지 않아 튼튼한 운동화와 편한 복장이면 가벼운 마음으로 1∼2시간 또는 반나절 정도의 일정으로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대부분 홍콩 시내에서 1시간 이내에 찾아갈 수 있는 뛰어난 접근성을 갖고 있다.

이중 빅토리아 산(396m) 트레킹은 문자 그대로 도심 한복판에서 즐기는 하이킹이다. ‘더 피크’라는 애칭이 친숙한 빅토리아 산 트레킹은 관광명물인 피크 트램 산정 정류장에서 출발해 찾아가기 쉽다. 산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순환 코스, 순환 코스 중간쯤 파인우드 포대를 둘러보고 홍콩대학 뒤쪽으로 내려오는 코스, 그리고 1860년에 지은 홍콩 최초의 푹 푸 람 저수지가 있는 하이 웨스트와 켈레 산 코스 등이 있다.

길이 대체로 평탄하고 울창한 숲이 햇살을 막아줘 오전에 가면 산책이나 조깅을 하는 현지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순환 코스는 피크트램 전망대 보다 오히려 시내 전경을 보기 더 좋은 명당 포인트가 여럿 있어 사진 찍기도 좋다. 코스 중간에 있는 파인우드 포대에서는 탄흔의 상처가 아직도 생한한 유적을 통해 홍콩의 근현대사도 느낄 수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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